'이메일 스캔들'로 악연…"트럼프 정부가 입국 환영할 유일한 외국인"
'위키리크스' 어산지 체포에 힐러리 "자신의 소행 밝히라"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체포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게 일침을 놓았다.

어산지는 미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 정보기관이 해킹한 민주당과 클린턴 후보 진영의 내부 문건을 폭로해 선거를 '망친' 악연이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뉴욕의 한 행사장에서 어산지에 관한 질문을 받자 "요점은 그가 자신이 저지른 일에 관해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가 저지른 일들은 이미 기소가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법무부는 어산지가 2010년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던 첼시 매닝과 공모해 국방부 컴퓨터를 해킹해 군사 기밀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위키리크스는 2016년 8월 러시아 정보기관이 해킹한 민주당 문건과 클린턴 후보 측의 이메일을 폭로해 선거를 앞둔 클린턴 후보에게 커다란 타격을 입혔다.
'위키리크스' 어산지 체포에 힐러리 "자신의 소행 밝히라"
당시 클린턴 전 장관과 경쟁하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선거 유세에서 어산지를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존 포데스타 클린턴 대선캠프 선거본부장의 이메일 공개를 환영한 바 있다.

이런 사연을 의식한 듯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무슬림 국가 시민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금지 조치를 농담조로 거론하며 "이 행정부가 미국 입국을 환영할 유일한 외국인이 어산지라는 사실은 다소 역설적"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 들어가면서 어산지 체포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위키리크스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건 내 일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7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한 어산지는 이날 은신처인 주 영국 에콰도르대사관에서 런던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런던 경찰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붙잡았다고 밝혔으며, 미 법무부도 영국 측에 어산지의 인도를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