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정상, '대화 공감'에도 냉각기 우려…韓정부 역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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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딜'-北 '스몰딜' 하노이회담 당시 입장 고수…돌파구 난망
3차회담 공감에도 전망 불투명…北비난에도 '포괄 합의-단계 이행' 韓중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간접적으로나마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트위터 등을 통해 밝힌 입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내놓은 메시지를 종합해보면, 일단 양 정상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한편 3차 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하며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핵심 현안인 비핵화 방안에 있어선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밝힌 입장에서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일단 양 정상 간 신뢰가 확인된 것은 긍정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쓴 글에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훌륭하다(excellent)'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3차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도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북미관계를 대립에서 대화로 돌려놓은 원동력인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톱다운' 외교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유인 비핵화 방식에 대해선 북미 모두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계기에 "다양한 '스몰딜'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고 단계적으로 조각을 내서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빅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딜'이란 완전한 비핵화와 모든 제재해제를 일거에 이루자는 취지로,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요구했던 사항으로 전해졌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한 것은 아니며, '지금 이 순간'이라는 단서를 붙였다는 점에서 향후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당장은 '빅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이후 '배드 딜(Bad deal·나쁜 합의)'보다는 '노 딜(No deal·합의 실패)' 낫다는 국내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입장을 바꾸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단계적 상응조치를 맞바꾸면서 신뢰를 쌓아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자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입장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는 시정연설에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근본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 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도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이 '빅딜' 입장을 바꾸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압박인 셈이다.
양 정상의 이런 메시지는 '하노이' 이후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의 성격도 있어 보이지만, 당장은 돌파구가 열리기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어서 자칫 냉각기가 길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4일 "미국이나 북한 누구도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 당분간 도발 없는 대치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미는 정상 간 대화 의지를 확인한 만큼 물밑 접촉을 통해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에 주목하는 시각도 많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북미 간 입장차를 좁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대화를 촉진할 '당사자'는 현실적으로 한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포괄적 합의-포괄적 이행' 취지의 빅딜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단계적 이행' 입장의 절충점으로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을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특사 파견 등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 방안을 제시하며 호응을 끌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이에 얼마나 호응할 지다.
한국의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방안에 일단 트럼프 대통령도 호응하지 않는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도 선뜻 움직이려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3차회담 공감에도 전망 불투명…北비난에도 '포괄 합의-단계 이행' 韓중재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간접적으로나마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과 트위터 등을 통해 밝힌 입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내놓은 메시지를 종합해보면, 일단 양 정상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한편 3차 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하며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핵심 현안인 비핵화 방안에 있어선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밝힌 입장에서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일단 양 정상 간 신뢰가 확인된 것은 긍정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쓴 글에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훌륭하다(excellent)'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3차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도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북미관계를 대립에서 대화로 돌려놓은 원동력인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톱다운' 외교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유인 비핵화 방식에 대해선 북미 모두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계기에 "다양한 '스몰딜'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고 단계적으로 조각을 내서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빅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딜'이란 완전한 비핵화와 모든 제재해제를 일거에 이루자는 취지로,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요구했던 사항으로 전해졌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스몰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한 것은 아니며, '지금 이 순간'이라는 단서를 붙였다는 점에서 향후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당장은 '빅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이후 '배드 딜(Bad deal·나쁜 합의)'보다는 '노 딜(No deal·합의 실패)' 낫다는 국내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입장을 바꾸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단계적 상응조치를 맞바꾸면서 신뢰를 쌓아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자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입장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는 시정연설에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근본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 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도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이 '빅딜' 입장을 바꾸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압박인 셈이다.
양 정상의 이런 메시지는 '하노이' 이후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의 성격도 있어 보이지만, 당장은 돌파구가 열리기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어서 자칫 냉각기가 길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4일 "미국이나 북한 누구도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 당분간 도발 없는 대치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미는 정상 간 대화 의지를 확인한 만큼 물밑 접촉을 통해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에 주목하는 시각도 많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북미 간 입장차를 좁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대화를 촉진할 '당사자'는 현실적으로 한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포괄적 합의-포괄적 이행' 취지의 빅딜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단계적 이행' 입장의 절충점으로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을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특사 파견 등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 방안을 제시하며 호응을 끌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이에 얼마나 호응할 지다.
한국의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방안에 일단 트럼프 대통령도 호응하지 않는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도 선뜻 움직이려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