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숙 토이트론 대표가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퓨처북 콩순이 유치원 국영수 세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배영숙 토이트론 대표가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퓨처북 콩순이 유치원 국영수 세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완구업체 토이트론의 퓨처북은 2008년 출시돼 80만 개 이상 팔린 ‘국민 장난감’이다. 단말기 위에 동화책을 올려놓고 책 안의 글자나 그림을 전자펜으로 누르면 해당 낱말과 문장, 노래, 동화 등이 흘러나온다. 책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교육 완구다.

처음 나올 당시만 해도 교육용 장난감은 조립용 블록 정도였다. ‘토이트론이 책과 관련된 교육 완구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완구업계에선 다들 안 될 거라고 했다. 개발에만 3년 이상 걸렸다.

토이트론은 지난해 10월 학습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퓨처북 콩순이 유치원 국영수 세트’를 새로 선보였다.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볼 수 있도록 국어, 수학, 영어 등 유치원용 교육과정으로 구성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콩순이 캐릭터를 내세웠다.

놀이처럼 배우는 교육완구

신제품 퓨처북은 ‘엄마가 책 읽어주는 느낌’을 구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야기 극장, 구연동화, 영어 등 세 가지 버전이 있다. 가나다 한글놀이를 펼치면 콩순이가 아기 토끼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영어와 한글로 읽어준다. 애니메이션이 연상되도록 대사와 효과음 작업에 공을 들였다.

문장은 물론 어절(語節) 단위로도 읽어준다. 어려운 단어는 뜻풀이도 해 준다. 기역, 니은 같은 자음을 익히게 하고 받침 있는 낱말도 연습시킨다. 글자뿐만 아니라 그림에도 콘텐츠를 담아 의성어, 효과음 등의 소리가 난다. 책을 다 읽으면 기억력 퀴즈를 제공한다. 게임에서 이기면 ‘정말 대단한걸’ ‘너 박사 같구나’ 같은 칭찬이 쏟아진다. 퓨처북 유치원 국영수 세트를 통해 한글을 떼고 영어에 익숙해지며 숫자 개념도 다질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아이가 연필 잡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전자펜을 연필처럼 디자인했다. 배영숙 대표는 “전자펜으로 글자를 누르면서 책 보는 법을 스스로 익히게 된다”며 “유아가 오랜 시간 몰두할 수 있어 청취력과 집중력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 전국 600여 개 매장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12만원이다. 오는 9월 퓨처북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퓨처북의 핵심 기능을 담은 모바일용 콘텐츠다.

감성과 기술력을 담은 장난감

토이트론은 전체 직원 60명 중 절반인 30명을 기술 및 콘텐츠, 디자인 등의 연구개발 분야에 배치해놓고 있다. 동화작가 이혜옥 씨가 창의개발연구소장을 맡아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퓨처북 외에 퓨처코딩, 코딩펫, 달님이, 하프, 리얼펫, 실바니안 등 다양한 완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배 대표는 경희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골든듀’로 잘 알려진 보석 제조업체인 화동양행에서 일하다 방향을 바꿨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화동양행은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캐릭터 완구사업에 눈을 돌렸고 배 대표도 이에 합류했다. 완구사업부는 1999년 법인으로 분리되며 토이트론이 됐고 그는 2004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배 대표는 “골든듀에서 일하면서 다이아몬드에 사랑이라는 가치를 담는 스토리텔링 전략을 배웠다”고 말했다.

토이트론은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중국 토이저러스 매장 120여 곳에 입점했다. 중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싱가포르 미국 등 1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배 대표는 “두 딸을 키운 엄마의 마음으로 비타민같이 좋은 장난감을 많이 만들어 전 세계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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