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社 배럴, 치매진단 기술 개발에 급등?
수영복 등 스포츠의류 업체인 배럴(사진)이 관계사의 치매진단 기술 개발 소식에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치매 관련 단발성 호재보다는 본업의 성장성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에서 배럴은 1600원(9.67%) 오른 1만8150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한때 2만4000원(23.26%)까지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같은 대주주를 둔 관계사인 인포메디텍이 개발하고 있는 치매진단 키트 관련 뉴스가 배럴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봤다.

배럴 최대주주는 젠앤벤처스(지분율 28.81%)다. 젠앤벤처스는 이상훈 배럴 대표가 2003년 세운 벤처투자사다. 이 대표는 1996년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과 인터파크를 공동 창업한 ‘벤처 1세대’로 꼽힌다. 젠앤벤처스는 2013년 배럴에 투자해 서종환 창업자와 공동 경영체제를 꾸렸다. 배럴은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 상장으로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수영복社 배럴, 치매진단 기술 개발에 급등?
젠앤벤처스는 배럴뿐 아니라 화장품 업체인 젠코스메티코스, 연예기획사 젠스타즈 등 10여 개 이상 기업에 투자했다. 의료진단 기업인 인포메디텍(지분율 44.58%)도 그중 하나다. 인포메디텍은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과 함께 치매 진행 여부와 진행단계를 판별해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지난 10일 한국뇌연구원협력연구단 현판식을 열고 한국뇌연구원과 치매 초기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추적 연구에 착수하는 등 치매 진단과 치료를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관계사의 치매 관련 기술 개발은 배럴의 기업가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관계사의 치매진단 기술 개발은 배럴 실적이나 장기적 주가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발성 호재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배럴이 기존 래시가드 수영복에서 요가복·헬스복 등 애슬레저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중국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