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核중재' 대북특사 파견 방침…언제 누굴 보낼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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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수보회의서 특사 필요성 언급할 듯…文대통령, 명단·파견시점 저울질
김정은, 북미회담 의지 천명 속 北 의중 확인 필요성 커져
대화 연속성 등 고려 '정의용·서훈 파견' 관측…이낙연 총리 가능성도 거론
경제적 보상으로 대화 참여 설득 가능성…'오지랖' 발언 金, 특사 수용이 관건 지난 1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마무리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접촉'의 형식과 방법을 놓고 고심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사전 수순으로서 남북 간 대화를 강조하고 이를 통해 비핵화 해법에 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북미대화의 '촉진자' 역할에 나선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토대로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다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핵(核) 협상장에 나오게 할 '다음 수'가 긴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고려하는 첫 번째 카드로는 단연 '대북특사 파견'이 꼽힌다.
물론 청와대와 정부가 북한과 접촉하는 방법으로는 대북특사 파견 외에도 지난해부터 남북미 대화의 견인차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정보원-노동당 통일전선부' 라인 등이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가지는 무게감이나 국면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역시 확률이 가장 큰 것은 대북특사 파견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11일 한미정상회담과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발언에 대한 입장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대북특사 관련 입장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내일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연설에 대해 코멘트를 할 것"이라며 대북특사 이슈에 대해 언급도 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특사와 관련해 다각적인 접촉을 할 것이라는 정도의 언급은 하겠지만 누가 언제 방북할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특사라는 표현 자체는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다시 말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4번째 대좌를 위한 대북특사 성사를 위해 남북접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대북특사 파견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추가 북미회담 개최에 긍정적 의지를 보였다는 점도 대북특사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 참석,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하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노이 정상회담을 두고 "미국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왔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빅딜'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긴 했으나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은 분명 긍정적인 대목이다.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메시지를 놓고 13일 대북특사 파견 계획 등을 포함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특사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과 9월에 각각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특사로 북한을 다녀온 바 있다.
북한과 이뤄지는 대화의 연속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동일한 멤버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북한을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비핵화 대화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 대화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특사로 파견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청와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사를 언제 파견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한 만큼 비교적 이른 시기에 특사를 보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16∼23일 중앙아시아 3국 순방길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수행하지 않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간에 정 실장이 방북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이 제기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 실장이 다른 데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에 남아 있어도) 항상 역할이 있다"고 일축했다. 특사 파견이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김 위원장에게 전하는 한편,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고 강하게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전제로 한 현시점에서의 특사 파견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요인으로 꼽혔던 '단계적 보상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답을 얻지 못해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3차 북미회담 개최 용의를 밝히면서도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괄타결식 '빅딜'을 요구하는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같은 민족'인 자신들과 한 편이 돼 달라고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우리 정부를 향해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도 보이는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려면 문 대통령이 결국 북한이 수용할 만한 '안'(案)을 내놓는 게 필요해진 상황이 된 셈이다.
청와대가 제시할 수 있는 안으로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원칙에 입각한 영변 핵시설 폐기나 풍계리 핵실험장 검증 등 연속적인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현시점에서 우리는 '빅딜'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스몰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로 여지를 둔 만큼 문 대통령이 이를 토대로 북한을 설득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미회담 의지 천명 속 北 의중 확인 필요성 커져
대화 연속성 등 고려 '정의용·서훈 파견' 관측…이낙연 총리 가능성도 거론
경제적 보상으로 대화 참여 설득 가능성…'오지랖' 발언 金, 특사 수용이 관건 지난 1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마무리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접촉'의 형식과 방법을 놓고 고심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사전 수순으로서 남북 간 대화를 강조하고 이를 통해 비핵화 해법에 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북미대화의 '촉진자' 역할에 나선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토대로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다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핵(核) 협상장에 나오게 할 '다음 수'가 긴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고려하는 첫 번째 카드로는 단연 '대북특사 파견'이 꼽힌다.
물론 청와대와 정부가 북한과 접촉하는 방법으로는 대북특사 파견 외에도 지난해부터 남북미 대화의 견인차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정보원-노동당 통일전선부' 라인 등이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이 가지는 무게감이나 국면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역시 확률이 가장 큰 것은 대북특사 파견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11일 한미정상회담과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발언에 대한 입장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대북특사 관련 입장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내일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연설에 대해 코멘트를 할 것"이라며 대북특사 이슈에 대해 언급도 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특사와 관련해 다각적인 접촉을 할 것이라는 정도의 언급은 하겠지만 누가 언제 방북할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특사라는 표현 자체는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다시 말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4번째 대좌를 위한 대북특사 성사를 위해 남북접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대북특사 파견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추가 북미회담 개최에 긍정적 의지를 보였다는 점도 대북특사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 참석,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하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노이 정상회담을 두고 "미국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왔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빅딜'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긴 했으나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은 분명 긍정적인 대목이다.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메시지를 놓고 13일 대북특사 파견 계획 등을 포함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특사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과 9월에 각각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특사로 북한을 다녀온 바 있다.
북한과 이뤄지는 대화의 연속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동일한 멤버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북한을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비핵화 대화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 대화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특사로 파견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청와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사를 언제 파견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한 만큼 비교적 이른 시기에 특사를 보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16∼23일 중앙아시아 3국 순방길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수행하지 않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간에 정 실장이 방북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이 제기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 실장이 다른 데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에 남아 있어도) 항상 역할이 있다"고 일축했다. 특사 파견이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김 위원장에게 전하는 한편,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고 강하게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전제로 한 현시점에서의 특사 파견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요인으로 꼽혔던 '단계적 보상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답을 얻지 못해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3차 북미회담 개최 용의를 밝히면서도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괄타결식 '빅딜'을 요구하는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같은 민족'인 자신들과 한 편이 돼 달라고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우리 정부를 향해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도 보이는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려면 문 대통령이 결국 북한이 수용할 만한 '안'(案)을 내놓는 게 필요해진 상황이 된 셈이다.
청와대가 제시할 수 있는 안으로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원칙에 입각한 영변 핵시설 폐기나 풍계리 핵실험장 검증 등 연속적인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현시점에서 우리는 '빅딜'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스몰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로 여지를 둔 만큼 문 대통령이 이를 토대로 북한을 설득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