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반기 든 獨…"화웨이 5G 장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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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 공식입장 첫 발표
"보안 요건 충족땐 입찰 허용"
이탈리아도 중국산 도입 검토
"보안 요건 충족땐 입찰 허용"
이탈리아도 중국산 도입 검토
독일 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독일 정부가 화웨이와의 사업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와 손잡지 말라는 미국 요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다.
중국 정부는 호주, 뉴질랜드 등 화웨이 배제 입장을 밝힌 국가에 외교·경제적 압박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반(反)화웨이’ 전선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反화웨이 동맹’ 흔들리나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요헨 호만 독일 연방통신청(FNA) 청장은 “화웨이 등 특정 기업을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웨이가 필요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업자라면 5G 인프라 구축 사업자로 채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화웨이를 배제해야 할 구체적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중국에 주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며 화웨이와의 합작을 막아온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독일은 그동안 화웨이와의 사업을 놓고 미국과 신경전을 펼쳐 왔다. 지난 2월 7일 독일 연방통신청은 통신장비 공급사 대상 보안 규정을 강화하고, 화웨이가 요건만 충족하면 입찰을 허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그러자 다음날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독일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할 경우 미국 정보기관과의 공조 관계가 약해질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보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일률적인 ‘화웨이 보이콧’에 나서지 않기로 하고 판단을 각 회원국에 넘겼다. 이탈리아는 화웨이 등 중국산 장비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이 화웨이에 호의적인 것은 시장 점유율이 상당하고, 5G 기술 관련 특허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의 세계 이동통신 인프라 점유율은 31%로 1위였다. 호만 청장은 “독일 통신사들은 이미 화웨이 기술이 들어간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며 “만약 화웨이를 시장에서 제외하기로 하면 통신망 구축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대응 나서
중국 정부도 화웨이 거부 국가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5G 사업에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한 호주 정부 결정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는 “5G 사업에 특정국 업체를 배제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며 WTO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의견을 지난 12일 WTO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중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우량 기업이 뉴질랜드에 투자하는 것을 계속 지지하고자 한다”며 “뉴질랜드도 중국 기업에 공정하고 차별 없는 영업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통신장비와 서비스 구입을 금지하는 국방권한법을 통과시켰다. 주요 우방국에도 중국산 통신장비를 들이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동조한 호주는 국유통신사 장비입찰 공급에서 화웨이를 제외했다. 일본은 정부 조달 정보통신기기의 보안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의무화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중국 정부는 호주, 뉴질랜드 등 화웨이 배제 입장을 밝힌 국가에 외교·경제적 압박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반(反)화웨이’ 전선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反화웨이 동맹’ 흔들리나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요헨 호만 독일 연방통신청(FNA) 청장은 “화웨이 등 특정 기업을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웨이가 필요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업자라면 5G 인프라 구축 사업자로 채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화웨이를 배제해야 할 구체적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중국에 주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며 화웨이와의 합작을 막아온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독일은 그동안 화웨이와의 사업을 놓고 미국과 신경전을 펼쳐 왔다. 지난 2월 7일 독일 연방통신청은 통신장비 공급사 대상 보안 규정을 강화하고, 화웨이가 요건만 충족하면 입찰을 허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그러자 다음날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독일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할 경우 미국 정보기관과의 공조 관계가 약해질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보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일률적인 ‘화웨이 보이콧’에 나서지 않기로 하고 판단을 각 회원국에 넘겼다. 이탈리아는 화웨이 등 중국산 장비 도입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이 화웨이에 호의적인 것은 시장 점유율이 상당하고, 5G 기술 관련 특허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의 세계 이동통신 인프라 점유율은 31%로 1위였다. 호만 청장은 “독일 통신사들은 이미 화웨이 기술이 들어간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며 “만약 화웨이를 시장에서 제외하기로 하면 통신망 구축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대응 나서
중국 정부도 화웨이 거부 국가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5G 사업에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한 호주 정부 결정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는 “5G 사업에 특정국 업체를 배제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며 WTO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의견을 지난 12일 WTO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중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우량 기업이 뉴질랜드에 투자하는 것을 계속 지지하고자 한다”며 “뉴질랜드도 중국 기업에 공정하고 차별 없는 영업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통신장비와 서비스 구입을 금지하는 국방권한법을 통과시켰다. 주요 우방국에도 중국산 통신장비를 들이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동조한 호주는 국유통신사 장비입찰 공급에서 화웨이를 제외했다. 일본은 정부 조달 정보통신기기의 보안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의무화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