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는 보유 중인 현대오일뱅크 주식 4166만4012주(지분율 17%)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1조3749억원이다.

이날 매각은 현대중공업지주와 아람코 간 맺은 투자합의에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1월 28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보유지분 19.9%를 1조8000억원가량에 파는 내용의 투자합의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지 1월 28일자 A1, 5면 참조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나머지 2.9% 지분은 아람코가 콜옵션으로 보유하기로 합의했다”며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들어올 현금은 1조6095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율은 91.1%에서 74.1%로 낮아졌다. 아람코가 향후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분율은 71%대로 떨어진다. 반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지주와 아람코의 주식 거래는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성격이 짙다. 프리IPO란 정식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아람코는 이번 지분 취득을 계기로 현대오일뱅크 이사회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도 63% 보유하고 있다. 국내 3·4위 정유회사 경영에 모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 지분 20% 이상을 인수하게 되면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 간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19.9%만 인수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국 내 정유 및 석유화학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