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2위 합산보다 많아…캠프 모금액의 99%는 소액 후원자
"당내 독주체제에 뮬러 특검 종료 영향"…대선 전 10억 달러 목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올해 1분기 3천만 달러(340억원)가 넘는 선거자금을 모금하며 민주당 대선주자들을 크게 압도했다고 AP통신과 N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트럼프 재선 캠프와 별개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산하 두 단체가 같은 기간 모금한 금액은 선거가 없는 해 가운데 최고치인 4천600만 달러(522억원)였다.

이로써 트럼프 진영이 2017년 이후 모금한 액수는 지금까지 모두 1억6천500만 달러(1천872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소액후원자 기부로 모금 '독주'…민주당 주자 압도
올해 1분기 기준 트럼프 재선 캠프의 가용 현금은 4천80만 달러인데, 대선을 1년 반 넘게 앞둔 시점에서 이 정도의 활동 자금을 확보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RNC를 포함한 트럼프 진영 전체의 가용 현금은 모두 8천200만 달러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자금 모금 상황은 RNC를 제외한 트럼프 재선 캠프의 1분기 모금액만 놓고 보더라도 민주당 대선 주자들을 크게 앞지를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1천800만 달러로 수위에 올랐고,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1천2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민주당 대선 주자 중 선거자금 모금액을 보고한 8명의 모금액은 모두 6천580만 달러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전은 역대 대통령과 달리 취임 당일인 2017년 1월 재선 도전을 선언하고 캠프를 꾸릴 정도로 적극적으로 선거자금 모금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2012년 재선 도전을 1년 반가량 앞둔 2011년 4월에야 선거자금 모금에 나섰는데, 당시 갖고 있던 실탄은 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트럼프 캠프 내에서 "훌륭한 1분기"라는 탄성이 나올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는 소액 후원자들을 겨냥한 온라인 모금에 신경을 쏟은 것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재선 캠프가 1분기 거둬들인 선거자금의 99%는 200 달러 미만 소액 후원자였으며, 1인당 평균 기부액은 34 달러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소액 후원자를 모으기 위해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온라인 광고에 상당한 지출을 했으며, 작년 5월 이후 페이스북 광고에만 1천100만 달러 가까운 돈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온라인 후원자는 올해 10만명을 포함해 100만명이 넘는다.

두 자릿수 후보가 난립한 민주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 대선 경쟁에서 독주체제를 형성하고 있고, 최근 '러시아 스캔들'에서 벗어난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보인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높은 인지도와 당내 경쟁자가 없는 현직 대통령의 강점을 꼽았고, NBC방송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에 주목하는 트럼프 측근들의 분석을 인용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대선 출마 당시 자신이 부자라며 후원자 없이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후에는 고액 후원 전략으로 전환한 바 있다.

내년 대선까지 트럼프 진영의 후원금 목표액은 10억 달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