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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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사업부문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분할 신설법인은 그룹의 재무 위험에서 벗어나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지박 화장품 제약소재 사업은 두산솔루스, 연료전지는 두산퓨얼셀이라는 회사로 각각 분할해 설립키로 했다. 분할비율은 두산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이 각각 0.91 0.03 0.06이다.

인적분할로 두산의 주주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의 지분을 똑같이 가지게 된다. 이번 사안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다. 두산 최대주주 측 지분이 51.08%인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은 재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인적분할은 이론적으로 분할 전후 기업가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두산의 경우 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두산의 기업가치는 자체 사업이 85%, 계열사 보유지분 가치가 15%로 구성돼 자체 사업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실제 주가는 계열사 이슈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분할 이후 신설법인들은 출자 구조상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들로부터 독립돼 사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신설 법인의 적정 가치는 두산솔루스 4164억원, 두산퓨얼셀 3076억원으로 평가했다. 현재 분할비율에 따른 시가총액은 두산솔루스가 732억원, 두산퓨얼셀 1329억원으로 재상장 이후 빠르게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정 연구원은 "현재 두산 주가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약 50% 할인된 만큼 분할 과정에서 주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며 "분할 이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각 신설법인의 충분한 지분 보유가 가능할 수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분할이 두산의 주주환원 정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분리되는 사업의 수익이 현재 크지 않다"며 "두산의 배당정책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의 사업이 그룹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보유지분이 18.1%에 불과한 두산이 두 회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오후 1시57분 현재 두산은 전날보다 8% 급등하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