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KBS, 재난방송 50분 이상 지연한 사례 2년 간 35건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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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주관방송사인 KBS의 재난방송 지연 사례가 수없이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S가 최근 2년간 ‘늑장 재난방송’을 한 사례는 총 544건이다.
해당 기간 방통위 통보 시각보다 KBS가 늦게 송출한 재난방송 현황은 1~50분 지연이 509건으로 전체 96%를 차지했으며 50~100분(17건), 100~150분(9건), 150~200분(5건), 200분 이상(4건) 지연도 있었다고 윤 의원은 설명했다.
윤 의원은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방통위 요청이 있을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난방송을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며 "방통위가 지난해 배포한 '재난방송 등 종합 매뉴얼 표준안'도 재난을 국민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할 것을 주문했지만 최근 강원 산불 사고에서만 보더라도 KBS의 늑장 대처는 매년 습관처럼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KBS가 국가재난 지연보도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난 강원도 산불 재난 사고에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강원도 화재 당시 KBS는 재난방송 대신 정규방송인 '오늘밤 김제동'을 해 비난을 샀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KBS 시청료 납부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2700명 이상이 동참했다.
청원자는 "강원도 산불이 급박한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을 때 재난주관방송인 KBS 는 재난방송을 하지 않고 정규방송을 방송하며 자막으로만 산불상황을 알렸다"면서 "이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재난주관방송사의 의무를 저버린 행동으로 비판받아 마땅한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분노하고 KBS의 안일한 태도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 시청료 납부를 거절하고 싶으나 시청료를 전기요금과 함께 납부하도록 되어있는 구조 때문에 시청자, 소비자, 국민으로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면서 "공영방송의 임무를 방기하고 재난주관방송으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한 KBS에 국민이 최소한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시청료를 전기요금과 분리고지해주시기를 청원한다"고 말했다.
청원글 보러 가기 →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579508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에 대해 "KBS의 이런 일탈행위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이런 대형 재난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난 방송을 하지 않고, ‘오늘밤 김제동’ 프로그램을 버젓이 계속 방송한 것은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재난방송 시스템에 전반적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KBS)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재난 수준의 산불이 발생했던 지난 4일 KBS 1TV ‘뉴스9’는 세 차례 현지와 연결 방송을 진행했지만 뉴스가 끝난 뒤 정규 편성된 방송을 그대로 내보냈다.
첫 특보는 오후 10시53분에야 시작돼 11시 5분까지 10여분 정도 진행됐다. 이어 정규프로그램인 생방송 ‘오늘밤 김제동’이 방영됐다. YTN와 연합뉴스TV는 각각 밤 10시와 10시40분 재난방송을 시작한 데 반해 KBS는 11시25분이 돼서야 특보 체제로 전환됐다.
당시 KBS 기자는 화재 뉴스특보에서 강원 고성군에서 생중계 중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KBS강릉 방송사 인근에서 보도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한편 KBS는 이에 대해 "윤 의원의 보도자료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지진의 경우 기상청 통보 즉시 자동자막시스템으로 자동 스크롤 방송되고 기타 자연재난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자동자막시스템 구축, 방통위 통보 즉시 자동 방송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자동 자막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에는 방통위로부터 통보를 받은 후 입력과 주조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해 1분 이상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또 "방통위는 입력 유무만 따져 과태료 부과할 뿐 입력 시간 지연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고 과태료를 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확인 결과 KBS는 재난방송 지연이 아니라 미실시와 미흡으로 2017년도에 3862만원, 2018년도에 750만원의 과태료를 납부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재난 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의 습관화된 늦장보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KBS는 정권의 나팔수 역할에만 신경을 쓰는 나머지 재난주관방송사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완전히 상실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존재할 이유가 없는 재난주관방송사 자격은 차라리 박탈하는게 맞다"고 강력히 질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S가 최근 2년간 ‘늑장 재난방송’을 한 사례는 총 544건이다.
해당 기간 방통위 통보 시각보다 KBS가 늦게 송출한 재난방송 현황은 1~50분 지연이 509건으로 전체 96%를 차지했으며 50~100분(17건), 100~150분(9건), 150~200분(5건), 200분 이상(4건) 지연도 있었다고 윤 의원은 설명했다.
윤 의원은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방통위 요청이 있을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난방송을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며 "방통위가 지난해 배포한 '재난방송 등 종합 매뉴얼 표준안'도 재난을 국민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할 것을 주문했지만 최근 강원 산불 사고에서만 보더라도 KBS의 늑장 대처는 매년 습관처럼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KBS가 국가재난 지연보도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난 강원도 산불 재난 사고에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강원도 화재 당시 KBS는 재난방송 대신 정규방송인 '오늘밤 김제동'을 해 비난을 샀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KBS 시청료 납부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2700명 이상이 동참했다.
청원자는 "강원도 산불이 급박한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을 때 재난주관방송인 KBS 는 재난방송을 하지 않고 정규방송을 방송하며 자막으로만 산불상황을 알렸다"면서 "이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재난주관방송사의 의무를 저버린 행동으로 비판받아 마땅한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분노하고 KBS의 안일한 태도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 시청료 납부를 거절하고 싶으나 시청료를 전기요금과 함께 납부하도록 되어있는 구조 때문에 시청자, 소비자, 국민으로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면서 "공영방송의 임무를 방기하고 재난주관방송으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한 KBS에 국민이 최소한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시청료를 전기요금과 분리고지해주시기를 청원한다"고 말했다.
청원글 보러 가기 →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579508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에 대해 "KBS의 이런 일탈행위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이런 대형 재난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난 방송을 하지 않고, ‘오늘밤 김제동’ 프로그램을 버젓이 계속 방송한 것은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재난방송 시스템에 전반적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KBS)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재난 수준의 산불이 발생했던 지난 4일 KBS 1TV ‘뉴스9’는 세 차례 현지와 연결 방송을 진행했지만 뉴스가 끝난 뒤 정규 편성된 방송을 그대로 내보냈다.
첫 특보는 오후 10시53분에야 시작돼 11시 5분까지 10여분 정도 진행됐다. 이어 정규프로그램인 생방송 ‘오늘밤 김제동’이 방영됐다. YTN와 연합뉴스TV는 각각 밤 10시와 10시40분 재난방송을 시작한 데 반해 KBS는 11시25분이 돼서야 특보 체제로 전환됐다.
당시 KBS 기자는 화재 뉴스특보에서 강원 고성군에서 생중계 중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KBS강릉 방송사 인근에서 보도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한편 KBS는 이에 대해 "윤 의원의 보도자료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지진의 경우 기상청 통보 즉시 자동자막시스템으로 자동 스크롤 방송되고 기타 자연재난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자동자막시스템 구축, 방통위 통보 즉시 자동 방송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자동 자막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에는 방통위로부터 통보를 받은 후 입력과 주조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해 1분 이상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또 "방통위는 입력 유무만 따져 과태료 부과할 뿐 입력 시간 지연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고 과태료를 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확인 결과 KBS는 재난방송 지연이 아니라 미실시와 미흡으로 2017년도에 3862만원, 2018년도에 750만원의 과태료를 납부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재난 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의 습관화된 늦장보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KBS는 정권의 나팔수 역할에만 신경을 쓰는 나머지 재난주관방송사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완전히 상실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존재할 이유가 없는 재난주관방송사 자격은 차라리 박탈하는게 맞다"고 강력히 질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