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50년을 맞은 동원그룹은 국내 최대 수산 종합기업이다. 수산·식품·패키징·물류 등 식품 중심 4대 사업을 통해 연간 7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상장기업 3개를 비롯해 43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재계 서열 45위다.

동원그룹은 1969년 4월 서울 명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직원 3명과 원양어선 1척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신규 어장 개척과 첨단 어법 등을 도입하며 1·2차 오일쇼크 등 위기를 넘겼다.

1982년 국내 최초 참치 통조림인 ‘동원참치’를 출시했다. 동원참치가 출시 후 지금까지 팔린 양은 62억 캔으로, 한 줄로 늘어놓으면 지구 12바퀴 반을 돌 수 있는 양이다.

같은 해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에도 진출했다. 이후 사명을 동원증권으로 바꿨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2002년 동원산업과 동원금융을 계열 분리했다. 금융부문은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에게, 식품부문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에게 맡겼다.

김 회장은 1990년대부터 동원그룹을 식품과 금융 두 부문으로 나누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장남 김남구 부회장에게 1991년 대량의 주식을 증여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김 회장은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자진 신고하며 화제를 모았다. 국세청에 62억3800만원의 증여세를 자발적으로 납부한 것. 당시 국세청이 “수십억원대의 증여세를 세무조사로 추징하지 않고 자진 신고한 경우는 김 회장이 사상 처음”이라고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동원그룹은 2000년 동원F&B를 설립하며 종합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양반김, 양반죽 등 유명 먹거리 브랜드를 내놓으며 사업을 키워왔다. 유가공,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유통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는 평을 듣는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