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부 "전체 구조물 상태 좋지만, 궁륭과 지붕박공 취약…안전조치 중"
검찰, 첨탑 개보수 업체 근로자들 상대로 조사…실화일 가능성에 무게
"두 차례 화재경보 울려…첫 경보 직후 불 확인 안 돼"
프랑스 당국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진압을 마무리하고 구조물 안전진단과 함께 본격적인 화재 원인조사에 착수했다.

방화일 가능성을 일단 배제한 당국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진행 중인 대대적인 보수 공사 와중에 실화(失火)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파리 소방청은 16일(현지시간) 오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고 발표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약 15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지난 15일 오후 6시 50분께 첨탑, 보수 공사를 위해 첨탑 바깥으로 설치한 비계 쪽에서 시작돼 불길이 점점 확산하면서 첨탑과 지붕의 3분의 2가 소실됐다.

소방대는 이날 새벽 3시 30분께 주불을 진화했다고 발표한 이후 이날 오전 9시께까지 잔불 정리작업을 벌여왔다.

소방대는 남은 불씨가 없는지 추가로 살피고 구조물의 붕괴 위험을 점검 중이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로랑 누네즈 내무부 차관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체적으로 건축의 구조물의 상태는 좋지만 몇 가지 취약점이 확인됐다"면서 특히 궁륭(내부의 둥근 천장) 쪽과 가로회랑 북쪽 지붕의 박공 부분의 안전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로 최고 섭씨 800도에 달하는 고열이 건물에 가해진 데다,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과정에서 사용한 엄청난 양의 물 역시 구조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밀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누네즈 차관은 "향후 48시간에 걸쳐 건물 내부의 긴급 안전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그 이후 소방관들과 문화재 전문가들이 건물 내부로 진입해 미수거 문화유산을 꺼내오는 작업을 먼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밤 화재 현장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성당 재건을 위한 자금 마련은 물론, 전 세계 전문가들에게 성당을 복원하기 위한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은 15일 오후 8시에 예정했던 '국가 대토론' 종료 관련 대국민 담화를 급히 취소한 채 현장을 점검한 데 이어 오는 17일 예정된 주례 국무회의 직후 기자회견도 취소했다.

엘리제궁은 대통령이 노트르담 성당 화재 수습에 전념하기 위해 예정된 일정들을 미루거나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화재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기 위한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파리 검찰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화재 원인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성당 지붕 쪽에서 첨탑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던 문화재 복원업체 5곳의 현장 근로자들을 상대로 화재 발생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다.

아직 정확한 화재 추정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르 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은 지붕 위 첨탑의 주위로 설치한 비계 쪽에서 불이 시작해 곧바로 첨탑과 지붕의 목조 구조물로 옮겨붙어 화재가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레미 하이츠 파리 검사장은 브리핑에서 "어제 이미 현장 근로자 15명 정도를 상대로 초기 조사를 벌였다"면서 "현재까지 나온 어떤 상황도 방화 가능성을 가리키지 않고 있다"며 실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화재 시작 시점으로 알려진 16일 오후 6시 50분 이전에 화재 경보가 한 차례 있었으나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다.

하이츠 검사장은 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6시 20분께 첫 화재 경보가 울리자 확인절차가 있었지만 불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6시 43분에 두 번째 경보가 울렸을 때는 지붕 쪽 구조물에서 불이 확인됐다"면서 "이번 수사는 매우 길고 복잡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