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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구행렬, 서소문·공항동 사옥 돌아본 뒤 선친 잠든 신갈 선영으로

지난 8일 별세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마지막 길을 나섰다.

16일 오전 6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양호 회장 유족과 친인척,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이 열렸다.

운구 행렬은 진혼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 회장의 세 손자가 위패와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섰고,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부부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차례로 뒤를 따랐다.

장례식장 1층에서 진행된 영결식에서는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와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추모사를 했다.

석 대표는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 전 수석은 "세계 방방곡곡에서 태극 마크를 담은 대한항공 비행기를 볼 때 큰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 자랑스러움을 안겨준 조 회장이 그의 평생의 일터인 하늘나라로 떠난다. 당신이 사랑했던 하늘에서 이제 평안히 쉬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추모사가 끝난 뒤에는 45년간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기치로 한진그룹을 발전시킨 순간을 담은 조 회장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영결식을 마친 뒤 운구 행렬은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과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등 고인의 자취를 남긴 공간을 돌아본 뒤 장지로 향한다.

특히 대한항공 본사에서는 고인의 출퇴근 길, 격납고 등 생전에 조 회장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공간을 돌며 이별을 고한다.

대한항공 임직원들도 본사 앞 도로와 격납고 등에 도열해 45년간 회사를 이끌고 영면에 드는 조 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조 회장의 운구차는 1981년부터 2017년까지 36년간 고인의 차량을 운전했던 이경철 전 차량 감독이 맡았다.

이 전 감독은 2017년 퇴직했지만, 평생 조 회장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셨던 것처럼 그의 마지막 길도 본인이 편안히 모시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운전을 맡겼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조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 안장된다.

이곳에는 고인의 선친인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과 어머니 김정일 여사가 안장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