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비트코인SV(BSV)의 상장폐지를 발표했다.(사진=바이낸스 공식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15일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비트코인SV(BSV)의 상장폐지를 발표했다.(사진=바이낸스 공식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지난해 하드포크(체인 분리)를 통해 비트코인캐시에서 갈라져나온 암호화폐 '비트코인SV(사토시비전)'를 상장 폐지한다. 거래소들은 비윤리적·사기성 행위, ‘개발활동 수준미달, 암호화폐 생태계 위협 등을 이유로 꼽았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트코인SV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트위터에서 상장 폐지를 시사한 바 있다. 이어 미국 거래소 크라켄이 비트코인SV 상장 폐지 투표에 들어갔다. 스위스 거래소 셰이프트쉬트 등도 비트코인SV 상장 폐지 대열에 합류했다.

이처럼 비트코인SV 상장 폐지 움직임이 잇따르는 것은 비트코인SV 설립자인 크레이그 라이트 엔체인 수석연구원의 좌충우돌 행보 때문이다. 라이트 수석연구원은 스스로를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수년간 주장해왔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사망한 동료가 보유했던 비트코인 100만개(약 5조7000억원 상당)를 가로챈 혐의로 피소를 당했다. 작년 11월에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방향성을 놓고 "우리 편을 들지 않으면 보유 비트코인 100만개를 모두 팔아버리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최근 라이트 수석연구원은 자신을 '사기꾼'으로 지칭한 인물을 고소하겠다면서 해당 인물의 신상 정보를 가져오는 사람에게 5000달러(약 568만원) 상당의 비트코인SV를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그의 이러한 행동은 암호화폐 업계의 빈축을 샀고, 결국 상장 폐지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상장 폐지가 확정되자 비트코인SV 시세는 8만4000원대에서 하루 만에 6만4000원대까지 빠지며 20% 이상 급락했다. 반면 비트코인캐시는 34만원대에서 한때 39만원대까지 14% 이상 급등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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