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특허 공유에 숨겨진 승부수…생산 확대·비용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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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와 전력 제어장치 등 개방
데라시 부사장 “50여 개 넘는 업체가 문의”
미래 친환경차 ‘시간 벌기’도
데라시 부사장 “50여 개 넘는 업체가 문의”
미래 친환경차 ‘시간 벌기’도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관련 기술 특허를 무상으로 개방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도요타가 압도적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뿐만 아니라 순수 전기차란 대전환기를 맞아 하이브리드 기술의 수명 연장, 수익성 개선 등이 최종 목표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달 초 보유한 2만3740건의 하이브리드 기술 특허를 무상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개방 기간은 2030년 말까지다.
회사 측은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소 등 환경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제휴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를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엔 특히 도요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링 준중형 해치백(뒷문이 위로 열리는 5도어 차량) 프리우스 등에 쓰인 모터와 전력 제어장치, 시스템 제어 같은 핵심 기술이 대거 포함됐다.
시장은 도요타가 기술 특허를 무상 개방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시장의 독보적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처음 하이브리드 양산에 나선 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1165만527대(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에 달한다. 도요타의 기술 특허 개방 결정을 들여다보면 속사정은 꽤 복잡하다. 먼저 기술 특허를 누구나 쓸 수 있게 하면 관련 부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시장이 커진다. 이 경우 양산에 드는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데라시 시게키 도요타 부사장은 지난 12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50여 개가 넘는 업체로부터 기술 특허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며 “경쟁 업체에 부품을 공급해 생산을 늘리고, 관련 비용을 50%가량 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다른 완성차 업체가 하이브리드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보다 개방한 기술 특허를 활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규모의 경제로 부품 가격 하락, 원가 경쟁력 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압을 올린 배터리 시스템인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등이 주목 받으며 도요타는 가격 경쟁력을 잃을 우려도 있다”면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역시 과도기적 기술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한발 늦은 전기차의 상품성을 갖추는 시간도 벌 수 있다. 최근 들어 산업 중심축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FCEV)로 빠르게 넘어가는 추세다.
그러나 도요타는 2012년 이후 전기차를 양산한 적이 없다. 1983년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에 근간이 되는 기술을 개발 했지만 하이브리드에 주력하는 바람에 뒤처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부적으로 하이브리드 기술 수명이 수소연료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50년보다 훨씬 먼저 끝날 것이란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닛케이신문도 도요타가 기술 특허를 개방한 배경에는 전기차 영역 존재감이 약하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보도했다.
데라시 부사장은 “향후 전기차 부품을 만들기 위한 신규 공장 투자비를 절반 정도 줄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접근이 투자비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이 밖에 2014년 출시한 수소연료전기차인 ‘미라이’ 판매량을 내년께 이후 연 3만 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요타가 20여 년이 지나도록 하이브리드에 매달려 오면서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준비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면서 “올해 본격적 양산 채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업계에선 도요타가 압도적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뿐만 아니라 순수 전기차란 대전환기를 맞아 하이브리드 기술의 수명 연장, 수익성 개선 등이 최종 목표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달 초 보유한 2만3740건의 하이브리드 기술 특허를 무상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개방 기간은 2030년 말까지다.
회사 측은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소 등 환경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제휴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를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엔 특히 도요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링 준중형 해치백(뒷문이 위로 열리는 5도어 차량) 프리우스 등에 쓰인 모터와 전력 제어장치, 시스템 제어 같은 핵심 기술이 대거 포함됐다.
시장은 도요타가 기술 특허를 무상 개방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이브리드 시장의 독보적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처음 하이브리드 양산에 나선 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1165만527대(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에 달한다. 도요타의 기술 특허 개방 결정을 들여다보면 속사정은 꽤 복잡하다. 먼저 기술 특허를 누구나 쓸 수 있게 하면 관련 부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시장이 커진다. 이 경우 양산에 드는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데라시 시게키 도요타 부사장은 지난 12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50여 개가 넘는 업체로부터 기술 특허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며 “경쟁 업체에 부품을 공급해 생산을 늘리고, 관련 비용을 50%가량 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다른 완성차 업체가 하이브리드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보다 개방한 기술 특허를 활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규모의 경제로 부품 가격 하락, 원가 경쟁력 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압을 올린 배터리 시스템인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등이 주목 받으며 도요타는 가격 경쟁력을 잃을 우려도 있다”면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역시 과도기적 기술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한발 늦은 전기차의 상품성을 갖추는 시간도 벌 수 있다. 최근 들어 산업 중심축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FCEV)로 빠르게 넘어가는 추세다.
그러나 도요타는 2012년 이후 전기차를 양산한 적이 없다. 1983년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에 근간이 되는 기술을 개발 했지만 하이브리드에 주력하는 바람에 뒤처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부적으로 하이브리드 기술 수명이 수소연료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50년보다 훨씬 먼저 끝날 것이란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닛케이신문도 도요타가 기술 특허를 개방한 배경에는 전기차 영역 존재감이 약하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보도했다.
데라시 부사장은 “향후 전기차 부품을 만들기 위한 신규 공장 투자비를 절반 정도 줄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접근이 투자비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이 밖에 2014년 출시한 수소연료전기차인 ‘미라이’ 판매량을 내년께 이후 연 3만 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요타가 20여 년이 지나도록 하이브리드에 매달려 오면서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준비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면서 “올해 본격적 양산 채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