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벨트 공략 일환…'100년 전통' 3년 연속 깨
트럼프 올해도 출입기자단 연례만찬 불참…위스콘신서 유세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 참석하지 않고 위스콘신주를 방문해 정치유세에 나선다.

'가짜뉴스', '국민의 적'이라며 적대시해온 언론계 관련 행사가 잡힌 날, 대규모 정치유세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며 맞불을 놓는 셈이다.

취임 첫해인 2017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까지 3년 연속 이 행사에 불참하는 기록을 세우며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백악관의 전통을 올해도 어김없이 깨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4월 27일 토요일 위스콘신 그린베이의 레쉬센터에 갈 것이다"며 오후 7시 집회가 예정돼 있다는 걸 알리고 "많은 군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 포스터도 함께 게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참석 여부를 묻는 말에 "그 만찬은 너무 지루하고 부정적이어서 우리는 그 대신 매우 긍정적인 정치집회를 하려고 한다"며 "성대한 유세가 될 것"이라고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과 2018년 연례 만찬 때에도 정치유세를 열기 위해 워싱턴DC를 떠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스콘신행(行)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승리를 안겨준 러스트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 수성 전략의 일환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러스트벨트를 지켜내는 것은 재선 성공의 발판 마련 차원에서도 트럼프 캠프로선 절실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위스콘신에서 불과 2만3천표 차이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따돌렸다.

그전까지만 해도 위스콘신은 중서부의 '파란 장벽'(Blue Wall·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랑으로 채색된 민주당 승리 지역) 중 한 곳으로 불렸던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다.

그만큼 민주당으로서도 2020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이 지역의 탈환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여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에 수성과 탈환을 둘러싼 불꽃 쟁탈전이 예고된다.

실제 민주당은 내년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를 내년 7월13∼16일 위스콘신주의 최대도시인 밀워키에서 개최, 이 지역 '수복'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은 1924년 캘빈 쿨리지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이래 매년 대통령과 언론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행사로 올해는 오는 27일로 잡혀 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에 현직 대통령이 불참한 건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피격 사건으로 수술에서 회복하느라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경우 말고는 '트럼프 시대' 전에는 없던 일이다.

현직 대통령이 정치적 농담을 곁들인 연설을 하는 것이 이 행사의 특징이며, 정치인과 할리우드·스포츠 스타 등 각계 명사들도 초청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과거 게스트로 참석했다.

지난해 연례 만찬에서는 당시 코미디언인 미셸 울프가 면전에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을 원색적으로 조롱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수십년간 이어져 온 백악관의 전통인 언론인을 위한 송년 크리스마스 파티도 취소하고 폭스뉴스 등 우호적인 언론만 따로 불러 별도 행사를 치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