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새 모습으로 돌아와
‘나심비’ 잡고 첨단 기술 더해
1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의 신형 코란도는 출시된 지난 2월 말 이후 지난달까지 2274대 팔렸다. 1주일간 사전 계약이 3000건을 돌파한 초반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를 발판 삼아 내수 판매 3위 자리를 지키고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목표다.
8년 만에 완전 변경(풀체인지)된 신형 코란도는 ‘나심비’를 사로잡은 신차로 꼽힌다. 나심비란 ‘나’ ‘심리’ ‘가성비’의 합성어로 ‘나의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라면 가격에 상관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심리’를 뜻한다.
신형 코란도는 ‘나’를 위한 실내 공간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은은한 빛을 내는 ‘인피니티 무드 램프’는 색상이 34가지나 돼 운전자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동급 최초로 탑재된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 역시 입맛에 딱 맞는 여러 주행 정보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신형 코란도는 SUV답게 캠핑 등 야외활동을 즐기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뒤 바퀴축 사이 간격(휠베이스)은 2675㎜에 달해 공간감, 개방감이 뛰어나다.
뒷좌석을 접으면 차에서 숙박까지 해결하는 ‘차박(車泊)’을 하기 충분하다. 트렁크 용량은 511L이며 바닥에는 폭 48㎝ 규모 수납 공간도 있다. 특히 사륜 구동 시스템, 노멀과 스포츠 스노 주행 모드 등은 어떤 지형에서도 안정적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운전대(스티어링 휠)의 패들 시프트(기어변속장치)는 쌍용차 최초로 적용됐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패널)에 장착한 9인치 디스플레이는 고화질(HD)로 영화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보는 즐거움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신형 코란도는 여행, 캠핑을 즐길 수 있는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훌륭한 선택지”라며 “자녀가 있는 가정은 물론 반려동물도 편안하게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형 코란도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은 오랜 시간 검증된 모범답안이다. 1.6 디젤(경유) 엔진과 일본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136마력, 33.0㎏·m다. 업계에서 코란도는 한국 SUV의 살아있는 역사로 통한다. 올해 탄생한 지 45주년을 맞았다. 1974년 쌍용차의 모태 하동환자동차제작소 합작법인인 신진자동차공업이 미국 아메리칸모터스 라이선스를 가져와 ‘신진지프’로 판매한 게 시초다.
코란도란 명칭이 붙은 건 1983년 2세대 모델이 나오면서다.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 ‘한국인의 의지와 힘으로 개발한 차(Korean do it)’란 문장을 압축했다. 특히 이때부터 ‘튼튼한 SUV=코란도’라는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96년 출시된 3세대 코란도는 당시 신선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젊은 층에 어울리는 차라는 호평을 받으면서 9년간 누적 판매량 36만여 대를 기록했다. 쌍용차의 경쟁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공백기를 가진 코란도는 2010년 부활을 선언했다. 편안함 등의 영어 앞글자를 딴 ‘C’가 붙었다. 그 뒤 2013년과 2017년 두 차례 상품성을 큰 폭으로 강화했다. 판매 중인 신형 코란도(6세대)는 쌍용차의 미래를 책임질 차다. 쌍용차는 개발에 4년여 동안 매달렸다. 투자금액은 총 3500억원이다. 경영 환경을 감안하면 작정하고 달려든 셈이다. 그만큼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특히 위험 상황에서 스스로 차를 제어하는 ‘딥컨트롤’이 탑재됐다. 회사 측은 레벨 2.5 수준(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의 자율주행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지능형 주행제어(IACC)는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차선을 따라 안정적인 주행을 하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자동 긴급제동 장치, 차로 이탈방지 보조, 앞차 출발 알림, 사각지대 감지 기능, 후측방 충돌 경고 및 방지, 탑승객 하차 보조, 고속도로 안전속도 제어 등이 들어갔다.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를 기반으로 한 1회 충전 주행거리 400㎞ 수준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