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스빌둥’ 1기생으로 BMW그룹코리아 바바리안모터스 일산 서비스센터에서 근무 중인 이윤성 씨(왼쪽)가 17일 멘토인 이현수 트레이너로부터 정비교육을 받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아우스빌둥’ 1기생으로 BMW그룹코리아 바바리안모터스 일산 서비스센터에서 근무 중인 이윤성 씨(왼쪽)가 17일 멘토인 이현수 트레이너로부터 정비교육을 받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아우스빌둥’이 특성화고 3학년을 대상으로 3기 트레이니를 모집한다. 아우스빌둥은 5개 독일 자동차 기업이 참여하는 일·학습 병행 직업교육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교육생은 3년간 각 기업 공식 딜러사의 서비스센터에서 현장 교육(24개월)과 2개 전문대(두원공과대, 여주대)에서 이론 교육(12개월)을 받는다. 이후 각 딜러사의 자동차 애프터서비스(AS) 정비사로 성장하게 된다. 2017년 1기 86명을 선발한 뒤 지난해 2기 118명을 뽑았다. 올해는 3기 140명을 뽑을 예정이다.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관리·진행하는 수잔네 뵈얼레 한독상공회의소 부대표는 “아우스빌둥은 고도로 숙련된 맞춤형 인력을 기업에 공급해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 자동차 정비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우스빌둥 1기 합격자를 통해 선발 과정과 입사 후 업무를 들어봤다.

벤츠·BMW에 입사…車정비 배우고 학위취득까지 '1석3조'
독일 자동차기업 다섯 곳 참여

아우스빌둥은 지원단계부터 입사하고 싶은 딜러사를 선택할 수 있다. BMW코리아 바바리안모터스에서 근무하는 이윤성 씨(20·신진과학기술고 자동차과 졸)는 BMW 지원 동기에 대해 “젊고 세련된 BMW의 이미지가 좋았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의정부 서비스센터에서 근무 중인 김정우 씨(20·용산공업고 자동차과 졸)는 “취업과 진학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아우스빌둥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1기 때 참여 기업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그룹코리아 두 곳뿐이었다. 2018년에는 다임러트럭코리아와 만트럭버스코리아가 참여했고, 올해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참여해 모두 다섯 곳으로 늘었다. 아우스빌둥의 지원 자격은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자동차 정비과 3학년이다. 지원 자격에 부합하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하지만 각 학교에서는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사전 심사를 하기도 한다.

선발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온라인 인성검사, 면접 등으로 진행된다. 필기시험에는 자동차 기초지식과 독일 아우스빌둥 트레이너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에서 활용된 수학문제도 출제된다. 김씨는 “자동차 차체, 도장, 일반 기계 등 정비기능사 시험과 비슷한 내용이 나왔다”며 “기능사 시험보다는 난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면접은 BMW코리아는 딜러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각 지점 서비스센터에서 치러진다. 면접위원인 이현수 BMW코리아 트레이너는 “학교 성적보다는 답변 태도와 인성적인 측면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비업무를 하다 보면 육체적으로 힘들어 못 견디고 퇴사하는 사람이 많다”며 “성실함과 끈기를 지녔는지를 면접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스빌둥 1기생 김정우 씨
아우스빌둥 1기생 김정우 씨
월급 받으며 실습·이론교육

선발자들은 월급을 받으며 현장트레이닝과 이론교육을 받을 수 있다. 아우스빌둥 1기 대부분은 차량정비병으로 입대해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3년간의 아우스빌둥은 현장 실습 70%, 이론 교육 30%로 진행된다. 각 기업의 전문 트레이너에게 차량정비, 품질관리 등 정비의 ABC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김씨는 “트레이너 선배에게 모르는 내용을 질문하면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제대 후 다시 복귀해 업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아우스빌둥만의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대 두 곳에서 진행하는 이론교육은 독일의 아우스빌둥 교수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수업은 일방적 전달식의 강의가 아니라 토론과 과제를 스스로 학습하는 프로젝트형 방식이다. 김정현 BMW코리아 매니저는 “담당 교수들이 독일 아우스빌둥의 교수법을 배워 이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강의식이 아니라 문답식과 조별 프로젝트 문제해결식 수업으로 진행된다”며 “궁금한 것은 언제든 교수님에게 질문할 수 있어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는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전문대 이론수업 땐 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3기 지원자를 위한 당부도 있었다. 이씨는 “정비일은 육체적으로도 힘들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수 트레이너는 “BMW코리아는 고교생 대상 현장견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정비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확인해 보고 지원하는 것도 후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한독상공회의소는 오는 22일부터 아우스빌둥 3기 입사 지원서를 받는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 아우스빌둥 1기 합격자 인터뷰 전문은 ‘모바일 한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