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작전?…"아시아나 관심 없다"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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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유력후보 기업도, '호남그룹'도 손사래
김상열 호반 회장 "인수 안해"
미래에셋·하림·동원도 '부정적'
김상열 호반 회장 "인수 안해"
미래에셋·하림·동원도 '부정적'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주요 그룹들이 일제히 “관심 없다”고 밝혔다. SK, 한화 등 사업 연관성이 큰 그룹들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의 상징성 때문에 자천타천으로 인수 후보자 명단에 오르내리는 ‘호남그룹’들도 인수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아시아나 인수 안 한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17일 서울 우면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산총액 기준으로 국내 44위인 호반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공개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다. 김 회장은 전남 보성 출신이다. 그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4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인수전 참여는 물론 다른 인수후보와의 전략적 협력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하림(재계 32위)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림은 2015년 국내 3위 해운업체인 STX팬오션을 1조80억원에 인수했다. 전북 익산 출신인 김홍국 하림 회장은 “STX팬오션은 그룹의 곡물사업 때문에 인수했지만 항공사는 다른 문제”라며 “지역 정서에 기반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건 회사에도 국가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은퇴를 선언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15일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항공은 우리 사업이 아니어서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며 “아들(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도 생각이 같을 것”이라고 했다. 김 명예회장은 전남 강진 출신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과 한국투자금융 등도 “공식·비공식으로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다. 호남그룹 가운데 재계 순위(16위)가 가장 높은 부영은 이중근 회장(전남 순천 출신)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SK·한화·CJ·롯데도 “검토한 적 없다”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주요 그룹들도 공식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날 “원론적인 포트폴리오 점검 차원에서 항공산업 진출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사업성이 부족하고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결론 냈다”고 말했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도 “아시아나항공에는 관심이 없고 인수를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롯데와 한화, 효성,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도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갖고 있는 애경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경쟁사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해 여지를 남겼다.
인수전 ‘소문난 잔치’ 그치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발표 3일 만에 주요 인수 후보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면서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잠재적인 인수 후보들이 모두 인수설을 부인하고 나선 데 대해 시장에선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도 아시아나항공 몸값이 지나치게 치솟을까봐 말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순간 몸값이 확 뛸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인수를 저울질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4.47%의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4700억원가량이다.
아시아나항공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는 점도 기업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LCC 등을 포함해 국내에만 11개의 항공사가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갈수록 항공사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김보형 기자 hu@hankyung.com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17일 서울 우면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산총액 기준으로 국내 44위인 호반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공개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다. 김 회장은 전남 보성 출신이다. 그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4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인수전 참여는 물론 다른 인수후보와의 전략적 협력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하림(재계 32위)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림은 2015년 국내 3위 해운업체인 STX팬오션을 1조80억원에 인수했다. 전북 익산 출신인 김홍국 하림 회장은 “STX팬오션은 그룹의 곡물사업 때문에 인수했지만 항공사는 다른 문제”라며 “지역 정서에 기반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건 회사에도 국가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은퇴를 선언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15일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항공은 우리 사업이 아니어서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며 “아들(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도 생각이 같을 것”이라고 했다. 김 명예회장은 전남 강진 출신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과 한국투자금융 등도 “공식·비공식으로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다. 호남그룹 가운데 재계 순위(16위)가 가장 높은 부영은 이중근 회장(전남 순천 출신)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SK·한화·CJ·롯데도 “검토한 적 없다”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주요 그룹들도 공식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날 “원론적인 포트폴리오 점검 차원에서 항공산업 진출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사업성이 부족하고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결론 냈다”고 말했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도 “아시아나항공에는 관심이 없고 인수를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롯데와 한화, 효성,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도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갖고 있는 애경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경쟁사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해 여지를 남겼다.
인수전 ‘소문난 잔치’ 그치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발표 3일 만에 주요 인수 후보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면서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잠재적인 인수 후보들이 모두 인수설을 부인하고 나선 데 대해 시장에선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도 아시아나항공 몸값이 지나치게 치솟을까봐 말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순간 몸값이 확 뛸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인수를 저울질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4.47%의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4700억원가량이다.
아시아나항공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는 점도 기업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LCC 등을 포함해 국내에만 11개의 항공사가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갈수록 항공사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김보형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