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상 수상자는 없습니다.”

교보생명이 18일 충남 천안 연수원에서 연 ‘2019 고객보장대상’ 시상식. 진행자의 한마디에 참석자들은 잠시 어리둥절해했다. 실적 상위 1% 재무설계사(FP)들이 모인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보험왕’(대상) 시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성과제일주의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에서 올해부터 행사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우수한 실적을 거둔 설계사는 ‘챔피언스 그룹’으로 묶어 시상을 간소화했다. 대신 선임 설계사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토크 콘서트와 명사 강연, 음악 공연 등을 준비했다.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연례 시상식에서 보험왕을 뽑는 전통을 수십 년째 이어왔다. 적게는 10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어치를 판매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행사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지난달 신창재 회장과 더불어 각자대표를 맡은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은 이런 관례를 바꿀 때가 됐다고 봤다.

‘영업통’ 출신인 윤 사장은 “오랫동안 이어진 보험왕도 의미 있지만 이제는 훌륭한 선배들이 후배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신 회장도 축사에서 “선배와 후배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이끌면서 모두가 존경받는 ‘참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행사는 윤 사장과 이홍구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 전원이 “존경받는 교보생명! 100년을 향하여!” 구호를 외치며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