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중 20년 초과 재건축 대상 아파트와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재건축은 고강도 규제 여파로, 신축 아파트는 가격 급등의 피로감이 하락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강남 재건축 올 들어 하락폭 컸다…강북은 뉴타운 신축 많이 떨어져
18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감정원의 ‘건축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의 ‘20년 초과’ 아파트는 1.52%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1.44% 하락했다. 이 밖에 ‘5년 초과~10년 이하’(-1.4%), ‘10년 초과~15년 이하’(-0.8%), ‘15년 초과~20년 이하’(-0.84%) 등 모든 건축연령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

지역별로 강남에선 20년 초과 재건축 대상 아파트와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의 하락폭이 컸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지 않은 강북에선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 강남 일대 20년 초과 아파트의 1분기 누적 변동률은 -2.78%에 달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1976년 준공)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15억3000만~15억5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지난해 11월 16억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도 지난 1월 최고 17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3월 들어 실거래가격이 16억~16억5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연구위원은 “9·13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장기 투자 품목인 재건축 아파트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강북지역에선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에 1.56% 떨어졌다. 마포·서대문·은평구 등 서북권의 5년 이하 아파트는 2.97% 하락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서울 서북권은 최근 몇 년 새 재개발로 아파트 물량이 몰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새 아파트 공급이 풍부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9월 마포구 아현뉴타운에 들어선 마포래미안푸르지오3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9억5000만원에 매매되면서 지난해 최고가(9월·12억원) 수준을 한참 밑돌았다. 북아현1-3구역을 재개발한 서대문구 e편한세상신촌1단지(2017년) 전용 59㎡는 지난 1월 작년 최고가(9월·10억2000만원)에 비해 1억4000만원 내린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도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누적 하락폭(-1.0%)이 가장 컸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