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1분기도 '中쇼크'…5년 연속 판매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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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대 판매…10년來 최저
버스·트럭은 '10분의 1 토막'
"中서 추가 구조조정 불가피"
버스·트럭은 '10분의 1 토막'
"中서 추가 구조조정 불가피"
현대자동차가 지난 1분기 중국에서 10년 만에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한창이던 지난해 1분기보다 판매량이 더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사업을 대대적으로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1분기 판매량은 13만2678대에 그쳤다. 작년 동기(16만2612대)보다 18.4% 줄었다. 5년 연속 감소했다. 2009년 1분기(10만9072대) 후 최저 수준이다.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와 투싼 등 주력 모델의 판매가 부진했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현대는 법인 설립(2012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17년 1분기(1만1160대)의 10분의 1 수준인 1210대를 팔았다.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데다 급변하는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싼 가격을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에 시장을 잠식당한 탓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말 베이징현대 1공장(연간 30만 대 생산)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3공장 2라인(연산 15만 대)은 이미 멈췄다.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의 1공장도 다음달 생산라인을 정지시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생산능력이 연 270만 대인데 지난해 판매량은 116만 대에 그쳤다”며 “쓰촨현대와 베이징현대 2공장이 추가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으로 돌아간 현대차 中 판매량…"신차 앞세워 명예회복할 것"
“바닥인 줄 알았더니 지하로 내려가네요.”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내놓은 1분기 성적표를 본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한창이던 2017~2018년이 최악일 것이라는 관측은 빗나갔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지 4월 13일자 A1, 11면 참조
사드 보복 때보다 더 부진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은 13만2678대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16만2612대)에 비해 3만 대가량(18.4%) 줄었다. 전성기로 꼽히는 2015년(27만9873대)의 절반 수준이다. 베이징현대 공장이 두 곳밖에 없었던 2010년 1분기(16만1589대)보다도 판매량이 줄었다. 베이징현대는 현재 중국 현지에 5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버스, 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현대는 공장 가동(2012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올 1분기 판매량이 1210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950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년 전(1만1160대)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기아차의 현지법인 둥펑위에다기아가 1분기에 8만3506대의 차량을 팔아 작년 1분기(8만2206대)보다 나은 성적을 냈지만 판매 증가폭은 미미하다. 이마저도 3년 전인 2016년 1분기(14만310대)에 비하면 반토막났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부진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사드 보복’의 후폭풍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SUV 모델을 집중 투입했지만,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늦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추격도 거세다. 2015년만 해도 시장점유율 2% 수준에 그쳤던 지리자동차는 최근 중국 시장 ‘빅3’로 올라섰다. 지리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7%에 달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2013년엔 15% 수준이었지만 올해 25%대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소비자들은 중국 토종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의 성능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토종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강점인 현대·기아차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쓰촨현대 구조조정 가능성
중국 현지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가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판매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데다 중국 자동차시장의 미래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2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올해 시장 규모는 더 쪼그라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은 연산 270만 대 규모다. 베이징현대는 중국에 승용차를 생산하는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 충칭 5공장 등(연산 165만 대)을 운영하고 있다. 상용차용 쓰촨현대 공장(연산 16만 대)까지 합하면 연산 181만 대 생산체제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 1~3공장(연산 89만 대)을 운영 중이다.
베이징현대는 1공장(연산 30만 대)을 이달 말 ‘셧다운(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력 감축을 위해 베이징 1~3공장 직원 1600여 명을 내보냈다. 둥펑위에다기아도 옌청 1공장(연산 14만 대) 가동을 중단하고 현지 합작 파트너 중 한 곳인 위에다그룹에 공장을 임대하기로 했다. 추가로 베이징현대의 3공장(연산 45만 대) 일부 생산라인(연산 15만 대) 가동도 최근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쓰촨현대를 꼽는다. 중국 건설 경기 침체로 상용차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값싼 토종 브랜드 트럭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이 공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만 5258억원에 달한다.
낡은 베이징 2공장(연 30만 대)의 생산 물량을 줄이고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회사 관계자는 “SUV인 ix25 신형 모델과 신형 K3 등 전략 차종을 앞세워 올 하반기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장창민/박상용 기자 dodo@hankyung.com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1분기 판매량은 13만2678대에 그쳤다. 작년 동기(16만2612대)보다 18.4% 줄었다. 5년 연속 감소했다. 2009년 1분기(10만9072대) 후 최저 수준이다.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와 투싼 등 주력 모델의 판매가 부진했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현대는 법인 설립(2012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17년 1분기(1만1160대)의 10분의 1 수준인 1210대를 팔았다.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데다 급변하는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싼 가격을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에 시장을 잠식당한 탓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말 베이징현대 1공장(연간 30만 대 생산)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3공장 2라인(연산 15만 대)은 이미 멈췄다.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의 1공장도 다음달 생산라인을 정지시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생산능력이 연 270만 대인데 지난해 판매량은 116만 대에 그쳤다”며 “쓰촨현대와 베이징현대 2공장이 추가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으로 돌아간 현대차 中 판매량…"신차 앞세워 명예회복할 것"
“바닥인 줄 알았더니 지하로 내려가네요.”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내놓은 1분기 성적표를 본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한창이던 2017~2018년이 최악일 것이라는 관측은 빗나갔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지 4월 13일자 A1, 11면 참조
사드 보복 때보다 더 부진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은 13만2678대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16만2612대)에 비해 3만 대가량(18.4%) 줄었다. 전성기로 꼽히는 2015년(27만9873대)의 절반 수준이다. 베이징현대 공장이 두 곳밖에 없었던 2010년 1분기(16만1589대)보다도 판매량이 줄었다. 베이징현대는 현재 중국 현지에 5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버스, 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현대는 공장 가동(2012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올 1분기 판매량이 1210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950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년 전(1만1160대)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기아차의 현지법인 둥펑위에다기아가 1분기에 8만3506대의 차량을 팔아 작년 1분기(8만2206대)보다 나은 성적을 냈지만 판매 증가폭은 미미하다. 이마저도 3년 전인 2016년 1분기(14만310대)에 비하면 반토막났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부진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사드 보복’의 후폭풍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SUV 모델을 집중 투입했지만,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늦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추격도 거세다. 2015년만 해도 시장점유율 2% 수준에 그쳤던 지리자동차는 최근 중국 시장 ‘빅3’로 올라섰다. 지리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7%에 달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2013년엔 15% 수준이었지만 올해 25%대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소비자들은 중국 토종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의 성능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토종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강점인 현대·기아차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쓰촨현대 구조조정 가능성
중국 현지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가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판매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데다 중국 자동차시장의 미래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2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올해 시장 규모는 더 쪼그라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은 연산 270만 대 규모다. 베이징현대는 중국에 승용차를 생산하는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 충칭 5공장 등(연산 165만 대)을 운영하고 있다. 상용차용 쓰촨현대 공장(연산 16만 대)까지 합하면 연산 181만 대 생산체제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 1~3공장(연산 89만 대)을 운영 중이다.
베이징현대는 1공장(연산 30만 대)을 이달 말 ‘셧다운(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력 감축을 위해 베이징 1~3공장 직원 1600여 명을 내보냈다. 둥펑위에다기아도 옌청 1공장(연산 14만 대) 가동을 중단하고 현지 합작 파트너 중 한 곳인 위에다그룹에 공장을 임대하기로 했다. 추가로 베이징현대의 3공장(연산 45만 대) 일부 생산라인(연산 15만 대) 가동도 최근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쓰촨현대를 꼽는다. 중국 건설 경기 침체로 상용차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값싼 토종 브랜드 트럭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이 공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만 5258억원에 달한다.
낡은 베이징 2공장(연 30만 대)의 생산 물량을 줄이고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회사 관계자는 “SUV인 ix25 신형 모델과 신형 K3 등 전략 차종을 앞세워 올 하반기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장창민/박상용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