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좋은 '새내기 상장기업' 고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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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되찾은 美증시 IPO '봇물'
최소 몇 년 보유할 종목 고르려면
먼저 상장 주관사 어디인지 살피고
사외이사 등 '비직원 이사'를 봐야
앤디 케슬러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최소 몇 년 보유할 종목 고르려면
먼저 상장 주관사 어디인지 살피고
사외이사 등 '비직원 이사'를 봐야
앤디 케슬러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신규 상장 주식 투자자에게 무척 헷갈리는 계절이 찾아왔다. 기업공개(IPO)를 위한 예비 사업설명서에 있는 붉은색의 투자주의 문구를 더 유념해야 할 시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멈추면서 증시 상황은 좋아졌다. 이 덕분에 신규 IPO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 차량공유업체 리프트는 IPO에 나서 22억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다음 상장은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업체 슬랙,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포스트메이츠, 숙박중개업체 에어비앤비 등이 될 것이다. 이들도 리프트와 마찬가지로 거액의 공모 자금을 모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IPO 기업 주식에 투자해야 할까. 사실 이런 판단을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산 뒤 최소 몇 년 갖고 있을 주식을 고르는 법이다. 공모가가 72달러였던 리프트는 상장 첫날 85달러까지 올랐다가 78달러에 마감했다. 둘째날에는 공모가 아래인 67달러로 떨어졌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사업설명서를 꼼꼼히 읽는 것이다. 몇백 페이지에 달하는 것을 다 읽으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투자 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상장 첫날 주식은 변동성이 무척 크다. 통상 180일의 보호예수(록업)가 걸려 있어 최대주주 등은 주식을 상장 후 바로 팔지 못한다. 그러나 결국 이 주식들은 ‘찬물 바가지’ 같은 매물이 돼 시장에 쏟아질 것이다. 이런 것을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장기 전망이 아주 중요하다.
여기 몇 가지 지름길이 있다. 우선 투자설명서 표지에 있는 상장 주관사가 어디인지 살펴봐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간 등 이미 실력과 성과를 인정받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라면 안심해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주관사라면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회사 경영진이 어떤 사람들인지 살펴야 한다. 이사회 멤버로 등재된 벤처캐피털리스트나 전략적 파트너 등에는 큰 기대를 하지 마라. 그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투자 수익 등을 위해 움직일 것이다. 회사에 고용되지 않은 사외이사 등 ‘비직원 이사’가 바로 투자자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가치는 어떤 경력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가령 이미지 공유업체 핀터레스트에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마케팅 임원이었던 레슬리 킬고어가 있다.
이제 회사가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차례다. 투자 로드쇼 비디오를 보고, 사업설명서를 읽고, 비즈니스 섹션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주관사들은 종종 자신들이 상장시키려는 기업을 실제보다 과대포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리프트가 “브랜드와 밸류를 가지고 수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거창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귀여운 속임수다. 리프트는 그냥 차를 빌려주는 회사다. 핀터레스트는 “당신의 꿈을 계획하게 해주는 생산적인 도구”라고 하지만, 쉽게 보자면 이미지 검색엔진이다.
나는 수많은 IPO 기업을 사고팔고 또 분석해왔다. 그 회사가 어떤 미래를 갖고 있는지 분석할 때는 △거대한 시장이 있는지 △특허나 알고리즘, 네트워크 같은 확실한 경쟁우위 요소가 있는지 △이 장점들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지 등 세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이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해도 좋다. 대박이 날 수 있다.
이제는 경영에 대해 토론해보자. 기업들은 각 사업 부문과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무제표다. 손익계산서에 기재된 항목을 잘 살펴봐라. 이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로 이룰 수 있는 수치인지를 본다는 얘기다. 과연 5년 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상상해보자. 그리고 ‘10배 원칙’에 넣어보자. 리프트는 250억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들이 언제 그 가치의 10분의 1인 25억달러의 세금을 낼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리스크 요인을 살펴봐라. 경쟁사와 비교해 떨어지는 부분을 체크해야 한다.
사업설명서에 담기지 않은 실상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리프트가 상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버가 미국에서 리프트를 물리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버는 디디추싱이 중국에서 우버를 격추시킨 방식으로, 리프트를 몰아내기 위해 강력한 가격 전쟁을 벌였다. 우버는 2016년 마침내 백기를 들고 중국 사업을 디디추싱에 넘겼다.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우버 설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은 물러났다. 이런 과정에서 리프트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2%에서 39%로 올랐다.
만약 당신이 리프트 주식을 갖고 있다면 잘 생각해봐라. 공모가가 책정되는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리프트는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다. 우버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가격을 책정하고 상장에 나서고 있다. 우버가 상장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과연 지금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내 마지막 조언은 “절대 상장 첫날 주식을 사지 마라”다. 당신이 만약 리프트를 상장 첫날 거래했다면 꼭지 가격인 85달러에 매수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원제=What You Need to Know to Pick an IPO
정리=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그렇다면 어떤 IPO 기업 주식에 투자해야 할까. 사실 이런 판단을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산 뒤 최소 몇 년 갖고 있을 주식을 고르는 법이다. 공모가가 72달러였던 리프트는 상장 첫날 85달러까지 올랐다가 78달러에 마감했다. 둘째날에는 공모가 아래인 67달러로 떨어졌다. 물론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사업설명서를 꼼꼼히 읽는 것이다. 몇백 페이지에 달하는 것을 다 읽으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투자 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상장 첫날 주식은 변동성이 무척 크다. 통상 180일의 보호예수(록업)가 걸려 있어 최대주주 등은 주식을 상장 후 바로 팔지 못한다. 그러나 결국 이 주식들은 ‘찬물 바가지’ 같은 매물이 돼 시장에 쏟아질 것이다. 이런 것을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장기 전망이 아주 중요하다.
여기 몇 가지 지름길이 있다. 우선 투자설명서 표지에 있는 상장 주관사가 어디인지 살펴봐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간 등 이미 실력과 성과를 인정받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라면 안심해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주관사라면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회사 경영진이 어떤 사람들인지 살펴야 한다. 이사회 멤버로 등재된 벤처캐피털리스트나 전략적 파트너 등에는 큰 기대를 하지 마라. 그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투자 수익 등을 위해 움직일 것이다. 회사에 고용되지 않은 사외이사 등 ‘비직원 이사’가 바로 투자자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가치는 어떤 경력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가령 이미지 공유업체 핀터레스트에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마케팅 임원이었던 레슬리 킬고어가 있다.
이제 회사가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차례다. 투자 로드쇼 비디오를 보고, 사업설명서를 읽고, 비즈니스 섹션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주관사들은 종종 자신들이 상장시키려는 기업을 실제보다 과대포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리프트가 “브랜드와 밸류를 가지고 수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거창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귀여운 속임수다. 리프트는 그냥 차를 빌려주는 회사다. 핀터레스트는 “당신의 꿈을 계획하게 해주는 생산적인 도구”라고 하지만, 쉽게 보자면 이미지 검색엔진이다.
나는 수많은 IPO 기업을 사고팔고 또 분석해왔다. 그 회사가 어떤 미래를 갖고 있는지 분석할 때는 △거대한 시장이 있는지 △특허나 알고리즘, 네트워크 같은 확실한 경쟁우위 요소가 있는지 △이 장점들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지 등 세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이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해도 좋다. 대박이 날 수 있다.
이제는 경영에 대해 토론해보자. 기업들은 각 사업 부문과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무제표다. 손익계산서에 기재된 항목을 잘 살펴봐라. 이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로 이룰 수 있는 수치인지를 본다는 얘기다. 과연 5년 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상상해보자. 그리고 ‘10배 원칙’에 넣어보자. 리프트는 250억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들이 언제 그 가치의 10분의 1인 25억달러의 세금을 낼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리스크 요인을 살펴봐라. 경쟁사와 비교해 떨어지는 부분을 체크해야 한다.
사업설명서에 담기지 않은 실상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리프트가 상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버가 미국에서 리프트를 물리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버는 디디추싱이 중국에서 우버를 격추시킨 방식으로, 리프트를 몰아내기 위해 강력한 가격 전쟁을 벌였다. 우버는 2016년 마침내 백기를 들고 중국 사업을 디디추싱에 넘겼다.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우버 설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은 물러났다. 이런 과정에서 리프트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2%에서 39%로 올랐다.
만약 당신이 리프트 주식을 갖고 있다면 잘 생각해봐라. 공모가가 책정되는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리프트는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다. 우버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가격을 책정하고 상장에 나서고 있다. 우버가 상장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과연 지금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내 마지막 조언은 “절대 상장 첫날 주식을 사지 마라”다. 당신이 만약 리프트를 상장 첫날 거래했다면 꼭지 가격인 85달러에 매수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원제=What You Need to Know to Pick an IPO
정리=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