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끝' 승리 외친 트럼프…반격 준비하는 민주당

트럼프 폭풍트윗으로 자축…트럼프측 "완전한 승리"
민주 일각 탄핵 주장에 신중론…'뮬러 청문회' 추진
WSJ "재선 앞두고 뮬러 특검이 공을 유권자 손에 넘겼다"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보고서 공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러시아 측과 공모해 대선에 개입하고 이후 공모 의혹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고, 집권 초기인 2016년 5월 출범한 특검은 줄곧 자신을 괴롭힌 '정치적 족쇄'로 작용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하진 않지만 먹구름을 상당 부분 걷어내고 내년 대선을 향한 재집권 플랜을 가동할 여건은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특검은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측과 조직적으로 대선 개입을 공모한 사실은 밝혀내지 못했다고 결론냈다.

특검은 또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 시도가 있었지만 형사적으로 처벌할 만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는 다소 어정쩡한 판단을 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자칫 탄핵 국면이 조성되는 것을 막는 효과는 분명히 본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가 공개되기 무섭게 '게임 끝(Game Over)'을 선언하는 '폭풍 트윗'을 올리고 자신의 결백이 입증됐다는 여론전에 적극 나섰다.

특히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이미지를 미리 만들어뒀다가 측근인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보고서 공개 관련 기자회견이 끝나자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는 '승자의 여유'까지 부렸다.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팀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승리"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가장 만족해하는 사람은 폭풍의 중심에 있던 사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특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드리워진 구름을 날려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수사보고서 공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완전한 면죄부를 줬다고 보긴 이르다는 게 미국 언론이나 정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448쪽짜리 보고서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수많은 사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보고서 제출만을 기다려온 민주당으로선 반격에 나설 기회일 수도 있다.

당장 당내에서는 수면 아래 있던 탄핵론까지 터져나왔다.

탄핵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앨 그린 하원의원(텍사스)은 "보고서가 충분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며 하원 상임위가 대응하지 않을 경우 탄핵에 대한 원내 투표를 발의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공세적 자세를 취하면서도 향후 대응책을 놓고서는 속도와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또 통과 가능성이 낮고 여론 역풍이 우려되는 탄핵에 대해 여전히 신중론을 유지하면서 우선 뮬러 특검의 청문회 성사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상원 사령탑인 척 슈머 원내대표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지만 특검보고서는 그런 주장을 약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정도의 성명을 발표했다.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도 CNN에 탄핵 추진에 대한 부정적인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솔직히 말해 18개월 후 선거가 있고 국민이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소속 제러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뮬러 특검에게 다음달 23일까지 의회 증언에 나서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또 편집본이 아닌 원본 보고서 제출을 위한 소환장을 발부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검 보고서가 그동안 법률적 영역에 있던 '러시아 스캔들' 논쟁을 정치 무대로 옮겨놨다고 평가하며 "그 논쟁은 의회에서 계속될 것이 분명하며, 궁극적으로 내년 대선에서 유권자의 투표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