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가 올해 글로벌 생산 규모를 전년 대비 15%가량 줄이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신차가 부족한 데다 브랜드 가치까지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시절의 ‘확장 경영’에 대한 반발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차량 생산 대수 목표를 460만 대로 정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 판매 대수 549만 대에 비해 15% 넘게 적은 수치다. 2010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은 생산량이기도 하다. 닛산은 일본 내 생산은 예년 수준인 90만 대를 유지하지만 해외 생산은 20%가량 적은 370만 대로 줄이기로 했다.

낫산은 최근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차량 생산 대수를 늘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주력 시장인 북미 등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탓에 9년 만에 생산 대수가 4.9% 감소했다. 올해는 인기를 끌 만한 신차가 적고, 할인 전략으로 브랜드 가치마저 낮아져 아예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배임혐의 등으로 일본 검찰에 체포·기소된 곤 전 회장이 추진했던 공격적인 판매·영업전략을 수정한다는 의미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곤 전 회장 시절 닛산은 매년 늘어나는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미시장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할인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곤 전 회장이 실각한 후인 지난 2월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판매량보다 수익성에 비중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닛산은 지난 2월 내놓은 올해 실적 전망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 줄어든 4500억엔(약 4조5713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닛산은 “(생산량 감축)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올해 생산 계획은 다음달 14일 결산일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