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전자상거래社 주미아
美 뉴욕증시에서 성공적 데뷔
'스타 유니콘' 리프트 부진과 대조
이 와중에 조용히 뉴욕증시에 입성한 유니콘 기업이 있다. ‘아프리카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주미아가 그 주인공이다. 나이지리아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지난 12일 아프리카 정보기술(IT) 기업으로는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이름을 올렸다.
주미아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 나이지리아인이 2012년 세운 전자상거래업체다. 설립 7년 만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케냐, 이집트 등 아프리카 14개국에 진출해 작년 말 기준 4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제품 온라인 판매뿐 아니라 호텔 및 항공편 온라인 예약, 음식배달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주미아의 작년 매출은 1억3100만달러(약 1500억원)로, 규모 면에선 프라임 회원(우수 회원)만 1억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문맹률이 90%에 이르고 IT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아프리카의 전자상거래 비중은 전체 소매 유통거래의 1%에 불과하다. 주미아는 이번 IPO를 통해 1억96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주미아의 가치는 증시 입성 후 더 빛나고 있다. 거래 첫날인 12일 공모가(주당 14.50달러) 대비 75.5% 오른 25.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전 거래일보다 각각 25.3%, 34.8% 올라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보였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이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3배 가까운 주가(17일 종가 기준 주당 40.07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스타 유니콘’으로 불린 리프트와 대비되는 행보다. 리프트는 지난달 29일 상장 후 15일여 만에 공모가(주당 72달러) 대비 주가가 20% 이상 빠졌다.
IPO 직후의 주가 강세가 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최근 ‘유니콘 IPO에 대한 환상’이란 글에서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 첫날 주가는 이후 3년간의 실적을 감안할 때 고평가된 경우가 많았다”며 “IPO에서 돈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첫날에 파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장기적으로는 주미아의 급등세에 열광할 것도, 리프트의 주가 하락에 실망할 필요도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주미아의 성공적인 뉴욕증시 입성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총 309곳이다. 이 중 미국에 50%인 151개가 있고, 그다음으로 중국이 82개였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선 주미아를 포함해 단 3곳뿐이다. IT 강국인 한국도 6개사에 그쳤다. 주미아에 베팅한 초기 투자자들은 이번 상장으로 큰돈을 벌었다. 이제 캘리포니아의 수많은 벤처캐피털(VC)과 공모주 투자자들은 ‘제2의 주미아’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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