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통령으론 우즈베크 의회서 첫 연설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대통령으론 우즈베크 의회서 첫 연설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분 의사 선생님의 관심을 받고, 한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 의사 선생님을 뵐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우즈베키스탄 여성 환자)

지난 18일 타슈켄트 인하대병원. 투르크메니스탄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온 문재인 대통령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타슈켄트 인하대’ 국제진료센터의 원격협진 시연 현장부터 찾았다. 송준호 인하대 교수로부터 2016년 진료를 받고 온 환자를 두고 우즈베키스탄 의사와 협진이 진행됐다. 가슴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영상으로 검토한 송 교수는 “즉각적 치료가 필요없으니 6개월 뒤 추적 치료를 하자”는 진단을 내렸다.

이날 시연을 안내한 이동욱 우즈베키스탄 복지부 차관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누구보다 보건의료 분야 발전 의지가 강하고 원격 의료에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이 차관 영입은 2017년 11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보건전문가 지원을 요청해 성사됐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 아래 의료서비스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립아동병원 설립, 보건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의 협력에 이어 문 대통령 방문 기간에 ‘한·우즈베키스탄 보건의료협력센터’도 개소한다.

우즈베크 원격의료 시연장서 답답함 토로한 문 대통령
하지만 한국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우즈베키스탄에 자신 있게 ‘따라오라’고 하기 어려운 분야도 있다. 바로 이날 문 대통령이 현장을 찾은 원격의료 서비스다. 2000년 국내에서 처음 도입된 원격진료는 지금까지 19년째 시범서비스만 맴돌고 있다. 지난해 8월 문 대통령은 “도서벽지에 있어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을 원격의료 하는 것은 선한 기능”이라며 원격진료 활성화를 당부했지만 국회는 요지부동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원격진료가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당내 소수파의 반대와 수도권 병원 집중화를 우려하는 지역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해 8개월이 넘도록 개정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원격협진 시연 현장에서 “우리 국민의 원격의료에 대한 인식도 점차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 같은 상황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국(異國)의 원격진료 시연 현장에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대통령의 고민에 여당이 답을 내놓을 차례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