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된 제주 헬스케어타운, 4~5년 방치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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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병원 허가 취소 '후폭풍'
녹지그룹, 제주시에 소송 땐
최종 판결까지 수년 걸릴 듯
녹지그룹, 제주시에 소송 땐
최종 판결까지 수년 걸릴 듯
19일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제주 헬스케어타운 사업 부지. 녹지국제병원이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출범하려다 개설 허가 취소 결정을 받은 지 이틀이 지난 이날 병원이 있는 헬스케어타운 일대는 인기척을 찾을 수 없었다. 광활한 헬스케어타운 공사 현장엔 인부들이 보이지 않았고 잘 닦인 4차선 도로 위로는 차량 한 대 지나지 않았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오창훈 토평동 마을회장은 “녹지그룹이 소송을 내면 최소 4~5년은 법적 공방으로 헬스케어타운은 흉물스럽게 방치될 수밖에 없다”며 “개발효과를 기대했던 이곳 주민들은 절망적인 심정”이라고 말했다.
오락가락 행정에 절망 빠진 주민들
제주헬스케어타운은 녹지그룹이 1조130억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5500억여원 등 총 1조5674억원을 투자해 서귀포시 동홍·토평동 일대 153만㎡ 부지에 녹지병원과 콘도·리조트, 호텔,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2년 착공해 2018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2017년 6월 이후에는 녹지병원을 제외하고는 공사가 중단됐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JDC의 문대림 이사장이 중국 상하이 녹지그룹을 방문해 공사 재개를 요청하는 등 활성화 움직임이 있었지만 녹지병원 개원 허가 취소 결정으로 완전히 물 건너간 분위기가 됐다.
JDC 관계자는 “녹지그룹이 지난해부터 공사 재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태로 녹지그룹과 제주도의 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아 공사 재개는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라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 토평동 주민들은 제주도의 결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2014년부터 헬스케어타운 주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서천현 씨는 “오락가락 행정으로 이곳에 가게를 연 장밋빛 꿈이 산산이 스러졌다”며 “지금은 한 치 앞의 미래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살던 터전을 정부에 내놓고 서귀포 다른 곳으로 이주한 주민들은 실망이 더욱 컸다. 오 마을회장은 “마을이 발전할 거라는 기대에 조상 묘까지 옮기면서 토지수용 절차를 밟았는데 오히려 동네만 망치게 됐다”며 “일부 주민은 토지반환소송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헬스케어타운 전체가 위기”
헬스케어타운에는 힐링스파이럴 호텔, 웰니스몰, 텔라소리조트 등이 짓다 만 모습으로 흉물처럼 방치돼 있다. 완공된 건물은 녹지병원과 인근 콘도미니엄, 더큐브리조트뿐이다. 추가로 수천억원이 필요하지만 녹지 측의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제주도가 녹지병원을 도립병원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헬스케어타운 조성이 중단된 상태에서는 이마저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녹지든 아니든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제주도는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었다. 원희룡 지사는 최근 “제주도와 JDC 투자자, 중앙정부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최선 아니면 차선, 그게 아니면 차악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오락가락 행정에 절망 빠진 주민들
제주헬스케어타운은 녹지그룹이 1조130억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5500억여원 등 총 1조5674억원을 투자해 서귀포시 동홍·토평동 일대 153만㎡ 부지에 녹지병원과 콘도·리조트, 호텔,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2년 착공해 2018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2017년 6월 이후에는 녹지병원을 제외하고는 공사가 중단됐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JDC의 문대림 이사장이 중국 상하이 녹지그룹을 방문해 공사 재개를 요청하는 등 활성화 움직임이 있었지만 녹지병원 개원 허가 취소 결정으로 완전히 물 건너간 분위기가 됐다.
JDC 관계자는 “녹지그룹이 지난해부터 공사 재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태로 녹지그룹과 제주도의 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달아 공사 재개는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라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 토평동 주민들은 제주도의 결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2014년부터 헬스케어타운 주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서천현 씨는 “오락가락 행정으로 이곳에 가게를 연 장밋빛 꿈이 산산이 스러졌다”며 “지금은 한 치 앞의 미래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살던 터전을 정부에 내놓고 서귀포 다른 곳으로 이주한 주민들은 실망이 더욱 컸다. 오 마을회장은 “마을이 발전할 거라는 기대에 조상 묘까지 옮기면서 토지수용 절차를 밟았는데 오히려 동네만 망치게 됐다”며 “일부 주민은 토지반환소송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헬스케어타운 전체가 위기”
헬스케어타운에는 힐링스파이럴 호텔, 웰니스몰, 텔라소리조트 등이 짓다 만 모습으로 흉물처럼 방치돼 있다. 완공된 건물은 녹지병원과 인근 콘도미니엄, 더큐브리조트뿐이다. 추가로 수천억원이 필요하지만 녹지 측의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제주도가 녹지병원을 도립병원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헬스케어타운 조성이 중단된 상태에서는 이마저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녹지든 아니든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제주도는 중앙정부에 손을 내밀었다. 원희룡 지사는 최근 “제주도와 JDC 투자자, 중앙정부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최선 아니면 차선, 그게 아니면 차악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