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투쟁 '정중동'…장기전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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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법적 대응·국내외 기업결합심사 저지 전력
올해 1월 말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매각절차가 3개월째 진행되고 있다.
동종업계인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하는 노동계와 지역사회는 최근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매각반대 전략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말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조선업계 세계 1위 기업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인수·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우조선 최고위 경영진조차 전날까지 눈치채지 못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양해각서였다.
대우조선 노조와 거제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는 동종기업 인수가 구조조정, 대우조선의 현대중공업 하청 기업화, 대우조선을 중심으로 한 지역 조선 생태계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 2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야드 내 집회, 거제시 집회, 서울 산업은행 본점·세종로 상경 투쟁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런데도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본계약(3월 8일), 실사 시작(4월 1일) 등 인수를 밀어붙였다.
양해각서 체결 후 석 달 동안 노조와 지역사회가 대우조선 매각절차 진행을 막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국책금융기관이다.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결정에는 정부 의중이 담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대우조선 매각에 힘을 실어주니 인수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노조와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한 채 인수 작업을 진행한 점도 노조와 지역사회 대응을 어렵게 했다.
본계약을 저지하지 못한 대우조선 노조는 실사만큼은 반드시 막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장 방문 대신 문서로 실사를 하고 실사 장소조차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실사단이 물밑에서 움직이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졌다.
실사단은 노조원들이 밤낮으로 지키는 대우조선 서울사무소와 거제 옥포조선소에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선 세계 1위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업계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만큼, 노조와 충돌 우려가 있는 현장실사를 굳이 밀어붙일 이유는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본계약이 끝나고 실사까지 조용하게 진행되면서 매각반대 투쟁은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매각 투쟁이 길어지면서 노조원들 긴장감이 떨어지고 잦은 상경 투쟁 등으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전면 파업은 자제하는 대신, 인수과정에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핵심 후속 조치인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저지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각 투쟁을 이어가는 쪽으로 전략을 재정비했다.
우선 민주노총, 대우조선 노조 등이 참여한 재벌 특혜 대우조선 매각 저지 전국 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금속노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대책위는 이 회장이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조선을 헐값에 현대중공업에 넘긴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또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이 세계 2위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정거래위원회를 감사해 달라는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최종 확정되려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번 인수로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의 기업결합심사 문턱을 넘어야 한다.
대우조선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등을 통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노조와 대우조선 매각문제 해결을 위한 거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부당성을 알리는 영문 서한문을 세계무역기구(WTO), 유럽연합(EU), 글로벌 선주사에 발송하기로 했다.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은 21일 "매각 투쟁이 올해를 넘겨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부당함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계속 알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동종업계인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하는 노동계와 지역사회는 최근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매각반대 전략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말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조선업계 세계 1위 기업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인수·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우조선 최고위 경영진조차 전날까지 눈치채지 못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양해각서였다.
대우조선 노조와 거제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는 동종기업 인수가 구조조정, 대우조선의 현대중공업 하청 기업화, 대우조선을 중심으로 한 지역 조선 생태계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 2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야드 내 집회, 거제시 집회, 서울 산업은행 본점·세종로 상경 투쟁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런데도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본계약(3월 8일), 실사 시작(4월 1일) 등 인수를 밀어붙였다.
양해각서 체결 후 석 달 동안 노조와 지역사회가 대우조선 매각절차 진행을 막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국책금융기관이다.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결정에는 정부 의중이 담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대우조선 매각에 힘을 실어주니 인수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노조와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한 채 인수 작업을 진행한 점도 노조와 지역사회 대응을 어렵게 했다.
본계약을 저지하지 못한 대우조선 노조는 실사만큼은 반드시 막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장 방문 대신 문서로 실사를 하고 실사 장소조차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실사단이 물밑에서 움직이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졌다.
실사단은 노조원들이 밤낮으로 지키는 대우조선 서울사무소와 거제 옥포조선소에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선 세계 1위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업계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만큼, 노조와 충돌 우려가 있는 현장실사를 굳이 밀어붙일 이유는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본계약이 끝나고 실사까지 조용하게 진행되면서 매각반대 투쟁은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매각 투쟁이 길어지면서 노조원들 긴장감이 떨어지고 잦은 상경 투쟁 등으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전면 파업은 자제하는 대신, 인수과정에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핵심 후속 조치인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저지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각 투쟁을 이어가는 쪽으로 전략을 재정비했다.
우선 민주노총, 대우조선 노조 등이 참여한 재벌 특혜 대우조선 매각 저지 전국 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금속노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대책위는 이 회장이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조선을 헐값에 현대중공업에 넘긴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또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이 세계 2위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정거래위원회를 감사해 달라는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최종 확정되려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번 인수로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의 기업결합심사 문턱을 넘어야 한다.
대우조선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등을 통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노조와 대우조선 매각문제 해결을 위한 거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부당성을 알리는 영문 서한문을 세계무역기구(WTO), 유럽연합(EU), 글로벌 선주사에 발송하기로 했다.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은 21일 "매각 투쟁이 올해를 넘겨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부당함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계속 알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