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처음 배운 어르신들의 시와 수필을 모은 작품집 '7학년7반에 놀러오세요' 표지. 글로벌인천 제공
한글을 처음 배운 어르신들의 시와 수필을 모은 작품집 '7학년7반에 놀러오세요' 표지. 글로벌인천 제공
“딸 차 타고 교회 갈려는데 학원장 모임에 갔다고 손녀가 택시 타고 가자고해서 택시값이면 뻐스 10번 타는 돈인데 화가 벌컥나서 수도국산 언덕빼기에서 내려걸어 올라갔다.(중략) 다음부터는 버스타고 다니라 해서 집옆 가까운 교회로 단인다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내 생각과 달아 시대 차 인것 갔다.” -민경욱 국회의원(자유한국당·연수을) 페이스북 인용-

지난 2016년7월부터 약 3년에 걸쳐 한글을 새롭게 배운 어르신들이 시와 수필을 엮어 책으로 발간했다. 어르신들은 아직도 한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어려워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글로써 남에게 알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인천지역 봉사단체인 글로벌인천(회장 최인걸)은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3년간 한글사랑방을 운영하고, 시와 수필 등을 모아 엮은 ‘7학년7반에 놀러오세요’ 활동집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민경욱 국회의원은 일부 어르신들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난 20일 인천 연수구 글로벌인천 사무실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만학의 어르신들과 가족, 지역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최인걸 회장은 “동막초등학교에서 퇴직하신 이복영 교장선생님이 회원으로 가입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문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교육을 해 드렸다”며 “어르신들이 지금까지 고생하시면서 살아오신 자서전을 읽어보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찬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연수갑), 민경욱 국회의원(자유한국당·연수을), 김준식 인천시의회 의원, 윤관옥 인천일보 편집국장, 이종관 인천예총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도 서면으로 축사를 보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