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대표 연금펀드로 내놓은 타깃데이트펀드 ‘삼성 한국형 TDF’ 설정액이 5500억원을 돌파했다. 상품이 출시된 지 3년 만이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해주는 연금펀드다.

수익률 20%…돈 몰리는 '삼성 TDF'
삼성자산운용은 ‘삼성 한국형 TDF’ 설정액이 지난 19일 기준으로 5511억원으로 불었다고 22일 발표했다. 국내 TDF 전체 설정액(1조5430억원) 중 35%가 삼성자산운용 펀드에 몰렸다. 삼성 한국형 TDF는 출시 1년 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400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은 고객의 은퇴 시기에 맞춰 TDF2020·2025·2030·2035·2040·2045 시리즈를 운용하고 있다. TDF 이름 뒤의 숫자는 은퇴 시기를 뜻한다.

글로벌 우량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해 변동성이 낮고 수익률이 높은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원석 삼성자산운용 마케팅팀장은 “삼성 한국형 TDF는 미국 캐피털그룹의 13개 펀드에 분산 투자한다”며 “미국, 유럽, 이머징마켓 등 세계 70여 개국, 1200여 개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연금투자 상품으로서 낮은 변동성을 유지한 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45년에 퇴직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이 가입한 ‘삼성 한국형 TDF2045’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은퇴 시기가 많이 남아 있는 청년들이 가입하는 만큼 성장 관련주나 고수익 채권 등의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6년 4월 설정 이후 이달 19일까지 누적 수익률은 21.93%다. TDF2040(20.85%), TDF2035(19.47%) 등도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TDF2045는 언제 가입했더라도 지난 19일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평균 9.06%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며 “10% 이상의 수익을 낸 투자자가 전체의 38%를 차지했고 손실을 본 경우는 4%에 그쳤다”고 말했다.

변동성도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삼성 한국형 TDF2045의 표준편차는 최근 2년간 평균 8.79%를 기록했다. 다른 운용사에서 판매하는 같은 유형의 상품 평균(9.38%)과 비교해 낮다. 표준편차는 클수록 변동성과 위험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TDF는 가입자가 포트폴리오를 직접 짤 필요가 없어 편리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은퇴가 한참 남은 청년기에는 성장주나 고수익 채권 등 위험자산에 집중하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배당주나 국·공채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미국에서는 전체 퇴직연금 가입자의 3분의 2 이상이 가입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상품이다. 미국 시장 규모는 1조2000억달러(약 1279조원)에 달한다.

한국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1450억원의 투자금이 TDF로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2조284억원이 빠져나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