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일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데…양국 여행업계는 '호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치·외교적 갈등의 골 깊어지는 있는 한국, 일본
온라인서 일본행 항공 티켓 구매 지난 4년간 증가 추세
한국 방문하는 일본인도 늘어나고 있어
온라인서 일본행 항공 티켓 구매 지난 4년간 증가 추세
한국 방문하는 일본인도 늘어나고 있어
한국과 일본의 정치·외교적인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도 양국의 여행업계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LCC(저비용항공사) 취항 노선 증가와 나아진 경제 상황 등으로 여행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22일 일본정부관광국의 연도별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1년 160만명, 2012년 200만명, 2013년 245만명, 2014년 275만명, 2015년 400만명, 2016년 500만명, 2017년 710만명, 지난해엔 753만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올해도 지난 달까지 벌써 200만명 이상이 일본을 방문, 올해 8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로, 인구 규모를 비교했을 때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설명이다.
호텔 예약과 항공권 구매도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본 내 호텔 예약은 지난해 2017년 대비 184%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1~3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1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 증가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해외 항공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거리가 가까워 부담이 적은 일본 노선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도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1, 2월 방한한 일본 관광객 수는 각각 20만6526명(23.6%), 21만3200명(26.7%)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전통적인 연휴 기간인 골든위크를 앞두고 일본의 대형 여행사 JTB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기간 일본인들은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권 검색 엔진 스카이스캐너도 골든위크 기간 일본인의 항공권 검색량을 분석했더니 서울이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선 서울을 포함해 부산(10위) 대구(27위) 제주(42위) 등 한국 도시들이 골고루 상위권에 들었다. 서울은 지난해 골든 위크에도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였다. 특히 전년 대비 항공권 검색량 증감률에서는 대구가 591%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부산도 전년 대비 239% 늘어 증감률에서 9위를 기록했다.
한일 양국 정세와 상관없이 관광객들의 교차 방문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LCC 노선 증가와 여행 정보 접근성 개선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LCC 노선이 양국의 대도시는 물론 지방 중소 도시까지 취항하면서 심리적 거리는 물론 물리적 거리가 확 가까워졌고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면서 항공권 특가가 진행되는 것도 한 요인"이라며 "TV 예능프로그램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다양한 여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양국 관광객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선 한류팬 등 1020세대의 방한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관광공사 일본팀 관계자는 "한일 관계 악화에도 일본 관광객 수가 늘고 있는 데엔 10~20대 젊은 층의 개별여행객 수요가 압도적으로 견인했다"며 "이들은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패션,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참고하는 국가는 북미, 북유럽, 한국 순이었으며 차기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한국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한국 여행 증가율은 수치로도 드러났다. 올해 한국을 방문한 10대 일본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월 37.2%, 2월 55.4%씩 증가했고 20대가 36.7%, 43.5%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학생여행, 모녀여행(3040 여성층)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경제 수준이 높아진 것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 상황이 현재 호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10년 전에 비해 확실히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일본 정도의 여행은 비용 면에서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일본 경제는 최근 호황이 이어져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관광객들이 한국을 더욱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K-팝, 패션, 미용을 중심으로 한 신한류 붐으로 일본 방한관광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집중 전개해 올해 320만 명의 일본관광객 유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여전히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겸임 교수는 "지역, 콘텐츠 면에서 큰 틀은 유지하되 내수 관광 활성화에 역점을 두면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며 "내수 따로 방한 따로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청와대 소속 관광비서관이나 콘트럴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며 "범부처적 정책을 따로 할 것이 아니라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LCC 지방 공항 노선 확대 등의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22일 일본정부관광국의 연도별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1년 160만명, 2012년 200만명, 2013년 245만명, 2014년 275만명, 2015년 400만명, 2016년 500만명, 2017년 710만명, 지난해엔 753만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올해도 지난 달까지 벌써 200만명 이상이 일본을 방문, 올해 8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로, 인구 규모를 비교했을 때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설명이다.
호텔 예약과 항공권 구매도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본 내 호텔 예약은 지난해 2017년 대비 184%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1~3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1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 증가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해외 항공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거리가 가까워 부담이 적은 일본 노선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도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1, 2월 방한한 일본 관광객 수는 각각 20만6526명(23.6%), 21만3200명(26.7%)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전통적인 연휴 기간인 골든위크를 앞두고 일본의 대형 여행사 JTB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기간 일본인들은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권 검색 엔진 스카이스캐너도 골든위크 기간 일본인의 항공권 검색량을 분석했더니 서울이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선 서울을 포함해 부산(10위) 대구(27위) 제주(42위) 등 한국 도시들이 골고루 상위권에 들었다. 서울은 지난해 골든 위크에도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였다. 특히 전년 대비 항공권 검색량 증감률에서는 대구가 591%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부산도 전년 대비 239% 늘어 증감률에서 9위를 기록했다.
한일 양국 정세와 상관없이 관광객들의 교차 방문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LCC 노선 증가와 여행 정보 접근성 개선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LCC 노선이 양국의 대도시는 물론 지방 중소 도시까지 취항하면서 심리적 거리는 물론 물리적 거리가 확 가까워졌고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면서 항공권 특가가 진행되는 것도 한 요인"이라며 "TV 예능프로그램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다양한 여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양국 관광객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선 한류팬 등 1020세대의 방한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관광공사 일본팀 관계자는 "한일 관계 악화에도 일본 관광객 수가 늘고 있는 데엔 10~20대 젊은 층의 개별여행객 수요가 압도적으로 견인했다"며 "이들은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패션,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참고하는 국가는 북미, 북유럽, 한국 순이었으며 차기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한국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한국 여행 증가율은 수치로도 드러났다. 올해 한국을 방문한 10대 일본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월 37.2%, 2월 55.4%씩 증가했고 20대가 36.7%, 43.5%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학생여행, 모녀여행(3040 여성층)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경제 수준이 높아진 것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 상황이 현재 호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10년 전에 비해 확실히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일본 정도의 여행은 비용 면에서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일본 경제는 최근 호황이 이어져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관광객들이 한국을 더욱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K-팝, 패션, 미용을 중심으로 한 신한류 붐으로 일본 방한관광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집중 전개해 올해 320만 명의 일본관광객 유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여전히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겸임 교수는 "지역, 콘텐츠 면에서 큰 틀은 유지하되 내수 관광 활성화에 역점을 두면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며 "내수 따로 방한 따로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청와대 소속 관광비서관이나 콘트럴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며 "범부처적 정책을 따로 할 것이 아니라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LCC 지방 공항 노선 확대 등의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