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펌들은 해외 진출과 신사업 개척은 물론 경영권 강화와 분쟁 해결까지 기업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의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대형 법무법인의 한 대표변호사는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반되는 복잡다단한 문제에서 최종 해법을 제시할 곳은 결국 로펌”이라며 “로펌들이 기업의 카운슬러로 거듭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펌들은 해외에서 길을 찾는 기업들의 항해에 ‘도선사’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외뢰회사가 진출하고자하는 국가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의 산업 흐름과 실무 관행까지 챙기는 입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데 역점을 둔다. 김앤장 관계자는 “세계로 나가려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리걸 파트너로서 손색없는 역량과 노하우를 다년간에 걸쳐 확보했다”며 “세계적인 법률전문지들이 우리 로펌을 ‘세계 100대 로펌’으로 앞다퉈 선정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앤장은 글로벌 ‘톱티어(Top Tier)’ 로펌의 지위를 바탕으로 해외 유수의 로펌과 제휴를 맺고 기업 인수합병(M&A) 파이낸스 세무 국제분쟁 등에서 언제든 신속한 조언이 가능하다는 것을 최대 강점으로 꼽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은 국제분쟁(국제중재 및 국제 소송) 해결사로서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 송무분야의 월등한 경쟁력 때문에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국제분쟁에서도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게 바른의 자평이다. 바른은 30년 이상의 법조 경력과 외교부 경제통상 분야 근무 경험을 보유한 윤원식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와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태평양위원회(APAC) 회장을 역임한 토마스 피난스키 미국 변호사를 공동팀장으로 국제중재팀을 새롭게 정비했다. 신흥국에 대한 법률서비스 영역을 넓히고자 최근에는 ‘이머징마켓연구회’도 설립했다.

◆경영권 강화 등 기업 위기 예방에 중점

법무법인 광장은 적대적 M&A와 경영권 분쟁 등에서 토털 서비스 라인을 구축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이 일상화되면서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로 경영권 방어가 떠올랐다는 판단에서다. 대주주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법개정안이 논의되고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책임원칙) 행사를 본격화하자 경영권 관리 분쟁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광장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권 관련 법적 분쟁에 대해 자문에서부터 소송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가능하도록 했다”며 “우리는 KT&G-칼 아이칸, SK그룹-소비린, 한진칼-KCGI 등의 적대적 M&A를 대리할 때 모두 완승을 거둬 자타공인 국내 최고 로펌으로 입지를 굳혔다”고 말했다. 광장은 조세와 공정거래와 관련한 분야에서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 부분을 파트너 변호사들이 미리 살펴주는 리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근로시간 단축과 불법파견, 산업안전 등 노동 이슈와 관련한 해법을 도출하는 데 경쟁력을 키웠다. 율촌 노동팀은 부산고용노동청장을 지낸 정지원 고문과 국내 최고의 노동 전문가로 평가받는 강희철 변호사(연수원 11기), 고용노동부 자문 변호사인 조상욱 변호사(28기) 등을 주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팀은 ‘인적자원(HR) 워크숍’ 서비스를 통해 일반론적인 지식 전달을 넘어 산업별 기업별로 특화한 맞춤형 전략을 제시한다. 지난달에는 메리어트 계열 호텔 인사담당자들을 위한 워크숍을 열어 호평을 받았다. 율촌은 일반 기업에 소속된 사내 변호사를 위해 2007년 ‘율촌 아카데미’라는 전사적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2016년부터는 ‘인하우스 카운슬 아카데미(IHCA)’로 영역을 확대했다. 율촌은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해외 대체투자업무 역량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율촌은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해외 대체투자업무 역량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는 회계·감리전문팀을 전면에 내세운다. 회계·감리란 증권선물위원회가 외부감사 대상 회사의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검토해 회계처리(감사기준 포함)를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하고 재제하는 일련의 절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것은 회계·감리가 기업 경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대표적 사례다. 화우에는 금융감독원에서 10년간 재직하며 법무팀장 기업공시팀장 등을 맡았던 이명수 경영대표변호사(연수원 29기)를 포함해 금감원 비은행감독국과 제재심의실에서 일했던 이주용 변호사(32기), 금감원 은행검사국 회계감독국 경험이 있는 정현석 변호사(33기) 등의 전문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화우 관계자는 “회계·감리전문팀은 금감원의 회계·감리 개시 단계부터 중점감리사항과 예상조치 수준을 파악해 대응전략을 숙립하고 해결방안까지 모색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