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일 잘하면 하루 1시간 근무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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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탐구
직원 100% 신뢰로 '카카오 3.0' 시대 개척
자율과 효율이 핵심 원칙
사업 교통정리로 시너지 창출
해외공략 무기는 콘텐츠
직원 100% 신뢰로 '카카오 3.0' 시대 개척
자율과 효율이 핵심 원칙
사업 교통정리로 시너지 창출
해외공략 무기는 콘텐츠
카카오 직원들은 근무 시간표를 직접 짠다. 주어진 출퇴근시간도, 필수 근무시간대도 없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한 달 동안 160시간만 알아서 일하면 된다. 업무 집중도가 높은 날은 12시간 근무하고, 다음날은 1시간만 일할 수도 있다.
정보기술(IT)업계가 유연근로시간제를 도입했지만 카카오만큼 파격적인 곳은 없다. 일명 ‘카카오 3.0’ 체제가 들어서면서 바뀐 풍경 중 하나다. 조수용·여민수 공동대표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카카오 3.0 시대를 이끌고 있다. 조 대표는 최근 가수 박지윤 씨와 결혼한 것으로 밝혀져 세간의 관심을 모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규율은 유능한 직원 옥죌 수 있어
조수용·여민수 공동대표 모두 카카오에서 부사장을 맡다가 대표로 승진했다. 두 사람은 특정 사업, 인사 등을 따로 책임지지 않고 협치를 통해 ‘한몸’처럼 회사를 운영한다.
‘카카오 1.0’으로 불린 시기에 이석우·최세훈 전 공동대표는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했다. 2기를 맡은 임지훈 전 대표는 카카오의 사업구조를 정리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조·여 공동대표에게도 짊어진 ‘미션’이 많다. 카카오는 덩치가 급격히 커졌다. 2014년 3531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 7275명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카카오의 특유한 기업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과제다.
조 대표가 선택한 전략은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다. 지난해 10월 도입했다. 대부분 기업들은 직원이 늘어날수록 근무시간 등 조직 관리를 철저히 한다.
그는 이런 경향에 역행했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는 지론이 밑바탕이 됐다. “말썽꾸러기 직원들에게 신경 쓰기보다 일 잘하는 직원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조 대표는 일을 안 하거나 못하는 직원을 바로잡으려고 도입하는 각종 규율이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됐다는 이유로 근무시간 확인을 강화하면 일을 알아서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직원들의 발목만 잡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근무제는 상호 신뢰 없이 운영할 수 없다. 그는 평소 “회사는 선량한 직원 위주로 운영돼야 한다. 일부 직원 때문에 서로 신뢰를 잃게 되면 오히려 악영향만 커진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의 자율과 효율을 중시하는 조 대표의 전략은 통했다. 사내 설문조사에서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이용한 직원 중 80% 이상이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카카오의 핵심 가치인 ‘신뢰·충돌·헌신’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신뢰·충돌·헌신’은 신뢰에 기반해 충분히 논쟁하고 부딪치며 나온 결론에 대해 모두가 한방향으로 헌신하자는 기업문화다.
복잡한 브랜드 리모델링해
카카오톡으로 잘 알려져 있는 카카오는 상당히 복잡한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모바일 메신저, 검색, 쇼핑, 음원유통, 웹툰, 모빌리티(이동수단) 등 사업 분야가 광범위하다. 사업 방향을 잘못 잡으면 결이 다른 사업들이 충돌할 우려가 있다. 시너지 효과는커녕 마이너스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조 대표가 왜 카카오 3.0 시대를 맡게 됐는지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는 IT업계에서 손꼽히는 디자인·브랜드 전문가다. NHN(현 네이버) 재직 시절에 네이버의 상징인 ‘녹색 검색창’을 만들었다. 2010년 창업한 JOH는 국내 대표적인 브랜드 및 디자인 컨설팅 전문업체 중 하나다.
조 대표는 2016년 브랜드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카카오 브랜드의 개념을 정리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전략이 플랫폼 사업과 콘텐츠 사업의 분리다.
카카오가 지난해 9월 음악서비스 계열사인 카카오M을 흡수합병한 것은 이 일환이다. 그가 카카오 수장을 맡고 나서 내린 가장 큰 결정이었다. 카카오M의 주요 사업인 음원유통 서비스(멜론)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판단했다. 카카오라는 기존 플랫폼과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판단했다.
이는 수치로 입증됐다. 지난해 4분기 멜론의 유료 가입자 수는 15만 명 증가해 508만 명에 달했다. 국내 처음으로 500만 명을 돌파했다. 세계 1위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의 거센 공세와 지니뮤직 등 국내 경쟁업체의 도전 속에서 이룬 성과다.
그동안 카카오의 해외사업 실적은 부진했다. 카카오톡 등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두드렸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조 대표는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 서비스로는 해외 진출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글로벌 시장도 플랫폼 사업과 콘텐츠 사업을 분리해 공략하고 있는 배경이다.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 공략
콘텐츠 사업은 핵심에 보다 집중했다. 카카오가 카카오M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제작·유통사업은 따로 떼어내 카카오M으로 다시 분사시켰다. 400억여원을 투입해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 엔터테인먼트 등 이병헌을 비롯한 한류 스타가 소속된 유명 엔터테인먼트사도 인수했다.
조 대표는 경쟁력이 있는 사업부는 계속 분사시켰다. 보다 빠르고 탄탄한 성장을 하도록 돕는 전략이다. 분사 기업이 상장하면 신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카카오의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동떨어진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카카오모빌리티다. 그렇다고 카카오가 유지해온 원칙과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 기존 사업자와 협업으로 상생하자는 원칙이다. 카풀 서비스를 두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와 크게 마찰을 빚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택시단체 등과 합의해 카풀 서비스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조 대표의 다음 과제는 수익성 강화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은 2조4170억원으로 1년 전(1조9723억원)보다 22.5% 늘었다.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54억원에서 729억원으로 감소했다. 카카오페이, 웹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신규 사업 투자를 확대하면서다.
여 대표와 함께하는 조 대표의 꿈은 크고 장기적이다. “카카오는 단기적 수익보다는 큰 꿈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 기업”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의미한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 녹색 검색창의 '아버지'…잡지 발행하고 식당 차린 '멀티 플레이어'
지난해 11월 카카오의 공익재단 카카오임팩트가 마련한 ‘크리에이터스데이 2018’ 행사.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사진)의 강연을 들으려고 예비 창작자와 신인 작가 등이 몰렸다.
조 대표는 “인터넷상의 글들이 가벼워 보여 (네이버의) 나눔 폰트(글꼴)를 만들었다”며 “무게감 있는 폰트로 글이 가치 있어 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나눔 폰트는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글꼴 중 하나다. 조 대표가 2008년 NHN(현 네이버) 재직 시절 내놓았다.
그는 카카오 대표를 맡기 전부터 유명 인사였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서 손꼽히는 디자이너이자 브랜드 전략 전문가다. 칸 국제광고제에서 은사자상을 두 번 받았고, 한국을 대표하는 ‘K-디자이너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포털업체 프리챌에서 직장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프리챌 메인 화면에 배너광고를 넣으면서 업계에 알려졌다. 지금은 표준으로 자리 잡은 포털사이트 첫 화면의 이미지 광고 시초였다.
2003년 NHN으로 옮겨 네이버의 상징인 ‘녹색 검색창’을 디자인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의 네이버 사옥인 그린팩토리 디자인도 그의 작품이다. 네이버를 떠올리게 하는 시각 이미지를 거의 모두 조 대표가 만들어낸 셈이다.
2010년엔 네이버를 떠나 직접 회사를 차렸다. 브랜드 및 디자인 컨설팅 전문기업 JOH다. JOH를 이끌면서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인천 네스트호텔, 서울 광화문 디타워 등의 디자인을 맡았다.
조 대표는 잡지 매거진B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매거진B는 무인양품, 이케아, 넷플릭스 등 유명 브랜드의 철학과 역사 등을 집중 조명하는 잡지다. 그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일호식과 세컨드 키친 등도 열었다.
■ 조수용 공동대표 프로필
△1974년 서울 출생
△1997년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1999년 서울대 대학원 산업디자인학 석사 프리챌 디자인센터 센터장
△2003년 NHN 디자인 총괄
△2007년 NHN CMD 부문장
△2010년 JOH 대표
△2016년 카카오 브랜드디자인총괄 부사장
△2017년 카카오 공동체브랜드센터 센터장
△2018년 3월~ 카카오 공동대표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정보기술(IT)업계가 유연근로시간제를 도입했지만 카카오만큼 파격적인 곳은 없다. 일명 ‘카카오 3.0’ 체제가 들어서면서 바뀐 풍경 중 하나다. 조수용·여민수 공동대표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카카오 3.0 시대를 이끌고 있다. 조 대표는 최근 가수 박지윤 씨와 결혼한 것으로 밝혀져 세간의 관심을 모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규율은 유능한 직원 옥죌 수 있어
조수용·여민수 공동대표 모두 카카오에서 부사장을 맡다가 대표로 승진했다. 두 사람은 특정 사업, 인사 등을 따로 책임지지 않고 협치를 통해 ‘한몸’처럼 회사를 운영한다.
‘카카오 1.0’으로 불린 시기에 이석우·최세훈 전 공동대표는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했다. 2기를 맡은 임지훈 전 대표는 카카오의 사업구조를 정리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조·여 공동대표에게도 짊어진 ‘미션’이 많다. 카카오는 덩치가 급격히 커졌다. 2014년 3531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 7275명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카카오의 특유한 기업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과제다.
조 대표가 선택한 전략은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다. 지난해 10월 도입했다. 대부분 기업들은 직원이 늘어날수록 근무시간 등 조직 관리를 철저히 한다.
그는 이런 경향에 역행했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는 지론이 밑바탕이 됐다. “말썽꾸러기 직원들에게 신경 쓰기보다 일 잘하는 직원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조 대표는 일을 안 하거나 못하는 직원을 바로잡으려고 도입하는 각종 규율이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됐다는 이유로 근무시간 확인을 강화하면 일을 알아서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직원들의 발목만 잡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근무제는 상호 신뢰 없이 운영할 수 없다. 그는 평소 “회사는 선량한 직원 위주로 운영돼야 한다. 일부 직원 때문에 서로 신뢰를 잃게 되면 오히려 악영향만 커진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의 자율과 효율을 중시하는 조 대표의 전략은 통했다. 사내 설문조사에서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이용한 직원 중 80% 이상이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카카오의 핵심 가치인 ‘신뢰·충돌·헌신’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신뢰·충돌·헌신’은 신뢰에 기반해 충분히 논쟁하고 부딪치며 나온 결론에 대해 모두가 한방향으로 헌신하자는 기업문화다.
복잡한 브랜드 리모델링해
카카오톡으로 잘 알려져 있는 카카오는 상당히 복잡한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모바일 메신저, 검색, 쇼핑, 음원유통, 웹툰, 모빌리티(이동수단) 등 사업 분야가 광범위하다. 사업 방향을 잘못 잡으면 결이 다른 사업들이 충돌할 우려가 있다. 시너지 효과는커녕 마이너스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조 대표가 왜 카카오 3.0 시대를 맡게 됐는지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는 IT업계에서 손꼽히는 디자인·브랜드 전문가다. NHN(현 네이버) 재직 시절에 네이버의 상징인 ‘녹색 검색창’을 만들었다. 2010년 창업한 JOH는 국내 대표적인 브랜드 및 디자인 컨설팅 전문업체 중 하나다.
조 대표는 2016년 브랜드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했다.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카카오 브랜드의 개념을 정리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전략이 플랫폼 사업과 콘텐츠 사업의 분리다.
카카오가 지난해 9월 음악서비스 계열사인 카카오M을 흡수합병한 것은 이 일환이다. 그가 카카오 수장을 맡고 나서 내린 가장 큰 결정이었다. 카카오M의 주요 사업인 음원유통 서비스(멜론)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판단했다. 카카오라는 기존 플랫폼과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판단했다.
이는 수치로 입증됐다. 지난해 4분기 멜론의 유료 가입자 수는 15만 명 증가해 508만 명에 달했다. 국내 처음으로 500만 명을 돌파했다. 세계 1위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의 거센 공세와 지니뮤직 등 국내 경쟁업체의 도전 속에서 이룬 성과다.
그동안 카카오의 해외사업 실적은 부진했다. 카카오톡 등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두드렸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조 대표는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 서비스로는 해외 진출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글로벌 시장도 플랫폼 사업과 콘텐츠 사업을 분리해 공략하고 있는 배경이다.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 공략
콘텐츠 사업은 핵심에 보다 집중했다. 카카오가 카카오M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제작·유통사업은 따로 떼어내 카카오M으로 다시 분사시켰다. 400억여원을 투입해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 엔터테인먼트 등 이병헌을 비롯한 한류 스타가 소속된 유명 엔터테인먼트사도 인수했다.
조 대표는 경쟁력이 있는 사업부는 계속 분사시켰다. 보다 빠르고 탄탄한 성장을 하도록 돕는 전략이다. 분사 기업이 상장하면 신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카카오의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동떨어진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카카오모빌리티다. 그렇다고 카카오가 유지해온 원칙과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 기존 사업자와 협업으로 상생하자는 원칙이다. 카풀 서비스를 두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와 크게 마찰을 빚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택시단체 등과 합의해 카풀 서비스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조 대표의 다음 과제는 수익성 강화다.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은 2조4170억원으로 1년 전(1조9723억원)보다 22.5% 늘었다.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54억원에서 729억원으로 감소했다. 카카오페이, 웹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신규 사업 투자를 확대하면서다.
여 대표와 함께하는 조 대표의 꿈은 크고 장기적이다. “카카오는 단기적 수익보다는 큰 꿈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 기업”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의미한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 녹색 검색창의 '아버지'…잡지 발행하고 식당 차린 '멀티 플레이어'
지난해 11월 카카오의 공익재단 카카오임팩트가 마련한 ‘크리에이터스데이 2018’ 행사.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사진)의 강연을 들으려고 예비 창작자와 신인 작가 등이 몰렸다.
조 대표는 “인터넷상의 글들이 가벼워 보여 (네이버의) 나눔 폰트(글꼴)를 만들었다”며 “무게감 있는 폰트로 글이 가치 있어 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나눔 폰트는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글꼴 중 하나다. 조 대표가 2008년 NHN(현 네이버) 재직 시절 내놓았다.
그는 카카오 대표를 맡기 전부터 유명 인사였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서 손꼽히는 디자이너이자 브랜드 전략 전문가다. 칸 국제광고제에서 은사자상을 두 번 받았고, 한국을 대표하는 ‘K-디자이너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포털업체 프리챌에서 직장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프리챌 메인 화면에 배너광고를 넣으면서 업계에 알려졌다. 지금은 표준으로 자리 잡은 포털사이트 첫 화면의 이미지 광고 시초였다.
2003년 NHN으로 옮겨 네이버의 상징인 ‘녹색 검색창’을 디자인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의 네이버 사옥인 그린팩토리 디자인도 그의 작품이다. 네이버를 떠올리게 하는 시각 이미지를 거의 모두 조 대표가 만들어낸 셈이다.
2010년엔 네이버를 떠나 직접 회사를 차렸다. 브랜드 및 디자인 컨설팅 전문기업 JOH다. JOH를 이끌면서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인천 네스트호텔, 서울 광화문 디타워 등의 디자인을 맡았다.
조 대표는 잡지 매거진B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매거진B는 무인양품, 이케아, 넷플릭스 등 유명 브랜드의 철학과 역사 등을 집중 조명하는 잡지다. 그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일호식과 세컨드 키친 등도 열었다.
■ 조수용 공동대표 프로필
△1974년 서울 출생
△1997년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1999년 서울대 대학원 산업디자인학 석사 프리챌 디자인센터 센터장
△2003년 NHN 디자인 총괄
△2007년 NHN CMD 부문장
△2010년 JOH 대표
△2016년 카카오 브랜드디자인총괄 부사장
△2017년 카카오 공동체브랜드센터 센터장
△2018년 3월~ 카카오 공동대표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