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ER 11배, 금융위기 후 최고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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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승률 8.8%…中·美 못 미쳐
기업이익 대폭 감소 전망이 영향
vs
경기 바닥 찍으면 반등 빨라져
증시 고평가 부담도 완화될 것
기업이익 대폭 감소 전망이 영향
vs
경기 바닥 찍으면 반등 빨라져
증시 고평가 부담도 완화될 것
국내 증시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상장사 이익 전망치는 계속 내려가는데, 주가는 올라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코스피지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를 넘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증권가에선 2분기 말~3분기 초 기업 실적 전망치가 반등하면서 고(高) PER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물경기 개선이 쉽지 않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코스피 선행 PER 11.2배
23일 코스피지수는 3.86포인트(0.17%) 오른 2220.51로 마감했다. 지난 18일 1.43% 내린 뒤 3일 연속 올랐지만 상승폭이 미미해 16일 기록한 연고점(2248.63)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코스피지수 올해 상승률은 8.8%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8.3%)나 미국 S&P500지수(16.0%), 일본 닛케이225지수(11.2%)에 못 미친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올해 이익 전망치가 대폭 하락한 까닭에 벌써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 선행 PER이 최근 11.4배까지 높아졌다”며 “배당 성향(배당금/순이익)이 사상 최고 수준이란 점을 고려해도 증시에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증시가 소폭 하락하면서 코스피 선행 PER은 11.2배로 떨어졌지만 2010년 이후 평균인 9.6배를 한참 웃돌고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은 15.6배, 일본은 13.2배로 한국보다 높지만 모두 과거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상장사 이익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한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한 달 사이 4.8% 하락했다. 반면 일본은 0.8% 하락에 그쳤고, 중국은 0.1%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년 전만 해도 230조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161조원에 그치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금액보다 이익 전망치 하락이 멈추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기업 이익 전망치 반등 기대감
증권가에선 아직 희망적인 시각이 많다. 당분간 상승세가 정체 상태에 머물 수 있지만 여름께 기업 이익 전망치가 반등하면서 증시 상승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곽 팀장은 “경기가 바닥을 찍고 돌아서면서 국내 기업 이익에 대한 눈높이도 다시 높아질 것”이라며 “경기 회복기에는 주가가 더 빨리 반응하기 때문에 PER이 높은 것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09년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을 때도 주가가 먼저 상승하면서 코스피 선행 PER이 13배 가까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반도체 등 국내 정보기술(IT)주가 미국 IT주를 따라 급반등하면서 고 PER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에 따른 부담은 경기 회복 및 실적 개선과 함께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실물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고, 중국의 경기부양책도 예상보다 강도가 약할 수 있다”며 “증시 상승세에 대한 기대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7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던 외국인 순매수가 최근 둔화되고 있는 점도 우려를 높이고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던 대형주 상승세가 둔화되는 대신 실적 개선 종목이나 중국 경기 회복 수혜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23일 코스피지수는 3.86포인트(0.17%) 오른 2220.51로 마감했다. 지난 18일 1.43% 내린 뒤 3일 연속 올랐지만 상승폭이 미미해 16일 기록한 연고점(2248.63)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코스피지수 올해 상승률은 8.8%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8.3%)나 미국 S&P500지수(16.0%), 일본 닛케이225지수(11.2%)에 못 미친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올해 이익 전망치가 대폭 하락한 까닭에 벌써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 선행 PER이 최근 11.4배까지 높아졌다”며 “배당 성향(배당금/순이익)이 사상 최고 수준이란 점을 고려해도 증시에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증시가 소폭 하락하면서 코스피 선행 PER은 11.2배로 떨어졌지만 2010년 이후 평균인 9.6배를 한참 웃돌고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은 15.6배, 일본은 13.2배로 한국보다 높지만 모두 과거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상장사 이익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한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한 달 사이 4.8% 하락했다. 반면 일본은 0.8% 하락에 그쳤고, 중국은 0.1%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년 전만 해도 230조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161조원에 그치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금액보다 이익 전망치 하락이 멈추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기업 이익 전망치 반등 기대감
증권가에선 아직 희망적인 시각이 많다. 당분간 상승세가 정체 상태에 머물 수 있지만 여름께 기업 이익 전망치가 반등하면서 증시 상승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곽 팀장은 “경기가 바닥을 찍고 돌아서면서 국내 기업 이익에 대한 눈높이도 다시 높아질 것”이라며 “경기 회복기에는 주가가 더 빨리 반응하기 때문에 PER이 높은 것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09년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을 때도 주가가 먼저 상승하면서 코스피 선행 PER이 13배 가까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반도체 등 국내 정보기술(IT)주가 미국 IT주를 따라 급반등하면서 고 PER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에 따른 부담은 경기 회복 및 실적 개선과 함께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실물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고, 중국의 경기부양책도 예상보다 강도가 약할 수 있다”며 “증시 상승세에 대한 기대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7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던 외국인 순매수가 최근 둔화되고 있는 점도 우려를 높이고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던 대형주 상승세가 둔화되는 대신 실적 개선 종목이나 중국 경기 회복 수혜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