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폴드, 결국 출시 연기…"손상 방지대책 강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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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발화 악몽 재연되나
삼성전자 전전긍긍
삼성전자 전전긍긍
삼성전자가 화면 결함 논란에 휩싸인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의 출시 일정을 결국 연기했다.
삼성전자는 23일 “갤럭시폴드의 글로벌 출시를 잠정 연기한다”며 “수주 안에 출시 일정을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미국 출시를 비롯해 다음달 유럽 중국 한국 출시가 모두 미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미국 언론 등에 리뷰용 갤럭시폴드 수십 대를 제공했다. 이 중 일부 제품에서 화면이 튀어나오거나 깜빡거리는 등 결함이 발생하자 수거해 정밀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회수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이물질이 들어가 디스플레이가 손상되는 현상이 발견됐다”며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 등은 삼성전자가 제품 출시 이후 품질 논란이 커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선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집착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출시하려다가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도 내놨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일러야 5~6월께 갤럭시폴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체면' 대신 '신뢰' 택한 삼성…업계 "설계 바꾸려면 수개월 걸려"
“20만 번 이상 접었다 펴는 극한 테스트를 거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폴드를 처음 공개할 때 이렇게 강조했다. 이달 17일 미국 언론들이 화면 결함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부품 일부인 화면보호막을 무리하게 뜯어내 발생한 문제”라며 품질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결함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결국 제품 출시를 연기했다.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와 같은 결함 사태가 재연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등 완성도를 높여 제품을 다시 내놓을 계획이다.
갤럭시노트7 학습효과
삼성전자는 미국 언론이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 제품 가운데 기자가 화면보호막을 억지로 떼어내다 문제가 발생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를 집중 조사했다. 조사 결과 화면이 접히는 힌지 부분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년여 전 갤럭시노트7 사태의 학습효과도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자업계는 보고 있다. 언론 리뷰용 제품이 아니라 실제 소비자 손에 들어간 제품의 품질 논란이 확산되면 사태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선제 대응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초기에 삼성전자는 제품에 장착한 배터리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판매한 제품을 전량 회수한 뒤 새 제품으로 교환해줬다. 그러나 교환해준 제품에서도 잇따라 발화 문제가 생겼다. 결국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하고 리콜부터 재고 처리까지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브랜드 신뢰를 되찾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미국 언론 등 외신은 폴더블폰 출시 연기를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바로잡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도 “예약 구매한 소비자들은 실망스럽겠지만 분명히 올바른 조치”라고 평했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필 게이트(화면보호막을 벗기면 제품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빗댄 표현)다” “소비자가 200만원 이상 내고 베타 테스터(실험 대상)가 될 뻔했다”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르면 하반기 출시 관측도
지금까지 드러난 갤럭시폴드의 결함은 접히는 부분 화면이 부풀거나 화면이 깜빡거리는 현상, 화면보호막을 떼어내면 고장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 등이다. 이 중 화면이 부풀거나 깜빡거리는 현상은 힌지 부분의 내구성과 연관된 것으로 삼성전자는 보고 있다. 힌지의 상단과 하단 노출 영역에 충격이 가해지면 얇은 디스플레이까지 전해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힌지 부분을 보호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논란이 되는 화면보호막은 소비자에게 ‘임의로 뜯어내서는 안 된다’는 사용 지침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힌지 부분의 설계를 바꾸려면 설계 금형 검수 조립 등의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며 “수개월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3일 미국에서 예약 구매한 1만여 명의 소비자에게 “2주 안에 출시 일정을 다시 공지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올해 갤럭시폴드를 100만 대가량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100만여 대다.
일각에선 고 사장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 IM부문장에 오른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때 퇴진설이 돌았지만 자리를 지켰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삼성전자는 23일 “갤럭시폴드의 글로벌 출시를 잠정 연기한다”며 “수주 안에 출시 일정을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미국 출시를 비롯해 다음달 유럽 중국 한국 출시가 모두 미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미국 언론 등에 리뷰용 갤럭시폴드 수십 대를 제공했다. 이 중 일부 제품에서 화면이 튀어나오거나 깜빡거리는 등 결함이 발생하자 수거해 정밀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회수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이물질이 들어가 디스플레이가 손상되는 현상이 발견됐다”며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 등은 삼성전자가 제품 출시 이후 품질 논란이 커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선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집착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출시하려다가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도 내놨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일러야 5~6월께 갤럭시폴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체면' 대신 '신뢰' 택한 삼성…업계 "설계 바꾸려면 수개월 걸려"
“20만 번 이상 접었다 펴는 극한 테스트를 거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폴드를 처음 공개할 때 이렇게 강조했다. 이달 17일 미국 언론들이 화면 결함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부품 일부인 화면보호막을 무리하게 뜯어내 발생한 문제”라며 품질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결함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결국 제품 출시를 연기했다.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와 같은 결함 사태가 재연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등 완성도를 높여 제품을 다시 내놓을 계획이다.
갤럭시노트7 학습효과
삼성전자는 미국 언론이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 제품 가운데 기자가 화면보호막을 억지로 떼어내다 문제가 발생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를 집중 조사했다. 조사 결과 화면이 접히는 힌지 부분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년여 전 갤럭시노트7 사태의 학습효과도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자업계는 보고 있다. 언론 리뷰용 제품이 아니라 실제 소비자 손에 들어간 제품의 품질 논란이 확산되면 사태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선제 대응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초기에 삼성전자는 제품에 장착한 배터리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판매한 제품을 전량 회수한 뒤 새 제품으로 교환해줬다. 그러나 교환해준 제품에서도 잇따라 발화 문제가 생겼다. 결국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하고 리콜부터 재고 처리까지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브랜드 신뢰를 되찾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미국 언론 등 외신은 폴더블폰 출시 연기를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바로잡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도 “예약 구매한 소비자들은 실망스럽겠지만 분명히 올바른 조치”라고 평했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필 게이트(화면보호막을 벗기면 제품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빗댄 표현)다” “소비자가 200만원 이상 내고 베타 테스터(실험 대상)가 될 뻔했다”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르면 하반기 출시 관측도
지금까지 드러난 갤럭시폴드의 결함은 접히는 부분 화면이 부풀거나 화면이 깜빡거리는 현상, 화면보호막을 떼어내면 고장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 등이다. 이 중 화면이 부풀거나 깜빡거리는 현상은 힌지 부분의 내구성과 연관된 것으로 삼성전자는 보고 있다. 힌지의 상단과 하단 노출 영역에 충격이 가해지면 얇은 디스플레이까지 전해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힌지 부분을 보호하고, 내구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논란이 되는 화면보호막은 소비자에게 ‘임의로 뜯어내서는 안 된다’는 사용 지침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힌지 부분의 설계를 바꾸려면 설계 금형 검수 조립 등의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며 “수개월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3일 미국에서 예약 구매한 1만여 명의 소비자에게 “2주 안에 출시 일정을 다시 공지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올해 갤럭시폴드를 100만 대가량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100만여 대다.
일각에선 고 사장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 IM부문장에 오른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때 퇴진설이 돌았지만 자리를 지켰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