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김해신공항 불가"…3년 만에 동남권 관문공항 논란 재점화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김해신공항 정책을 폐기하고 동남권 관문공항을 새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부울경은 국무총리실에서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3년 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던 동남권 관문공항 논란이 다시 불붙게 됐다. 2026년 개항을 목표로 했던 김해신공항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영남권 3개 시도, ‘김해신공항 불가’

부산과 울산, 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단장 김정호)은 24일 부산시청에서 “김해신공항은 24시간 운항할 수 있는 국제적 규모의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부·울·경 지역 국회의원, 광역의원 및 기초지자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정호 단장(국회의원, 경남 김해시을)은 “김해신공항 건설이 강행되면 심각한 소음피해와 안전사고 우려,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어 부울경 시도지사들은 검증단의 최종 보고가 현재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린 만큼 ‘김해신공항 문제의 조속한 국무총리실 이관과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국무총리에게 건의하기로 결의했다.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부산·울산·경남 세 광역 단체가 지난해 10월 공동으로 결성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대표, 여야 정치인들이 동남권 관문공항을 지지하고 있고, 김해신공항 불가에 대해서는 영남권 5개 시도의 의견도 일치한다”며 “이번에야말로 동남권 관문공항을 추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울경 "김해신공항 불가"…3년 만에 동남권 관문공항 논란 재점화
정부, “일방적 발표 유감”

정부는 부울경 검증단이 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국토부는 이날 “부울경검증단이 김해신공항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부족한 내용을 발표해 국민의 혼란을 초래했다”며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은 안전한 이착륙, 소음 최소화, 대형 항공기와 장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하도록 수립돼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부울경검증단이 주장한 김해신공항의 이착륙 안전, 항공소음 발생, 환경 훼손 등의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용식 국토부 항공정책실 신공항기획과장은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의 검토의견에 대해 유감스러운 입장”이라면서도 “부울경 검증단 의견을 다시 살펴보고 합리적 의견은 수용해 김해신공항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도 신중한 입장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금은 신공항 논의를 떠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국토부와 부울경이 관련 협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래 김해신공항 확장에 대해 부울경검증단이 국토부와 공동검증을 하자고 해놓고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쟁점을 줄이고 조사결과를 객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해신공항의 개항 목표시기는 2026년이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확정짓고 고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협의를 해야 하고, 중앙정부와 항공정책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 국토부는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이견 간극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울경 지역이 김해신공항 건설에 반대 뜻을 밝힌 만큼 진통이 불가피해졌다.

부산=김태현/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