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동력 찾아라" … 로펌들, 국제분쟁 등 법률 서비스 영토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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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자문 경쟁 치열
기업 리스크 관리 등
새 영역 개척에 총력
기업 리스크 관리 등
새 영역 개척에 총력
전통적인 의미의 법률시장은 포화 상태를 맞았다. 송무 분야에선 사건 수 정체와 변호사 증가, 형사 사건 성공보수 약정 금지 등의 영향으로 로펌별 변호사 1인당 매출 성장세가 신통치 않다. 자문 분야에서도 로펌 간 출혈경쟁을 비롯해 회계·세무법인 증권사 등과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사나워지고 있다. 대형 법률회사(로펌)들이 기존 법률서비스의 범위를 넓혀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개척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국제분쟁·통상문제 해결사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로펌은 국제분쟁·통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해외건설·조선분쟁팀을 통해 글로벌 로펌과 경쟁에 나섰다. 그동안 건설 및 조선 관련 해외 분쟁은 계약서가 영어로 작성되고 준거법이 외국법(영국법)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국내 로펌이 범접할 수 없는 분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김앤장이 국내 대기업의 관련 사건을 맡아 승소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런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다. 김앤장은 작년 국내 한 조선사에 이란 선주가 제기한 1000억원의 선수금반환 청구(중재)를 기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란 측은 영국 로펌의 자문을 받았지만 김앤장에 완패했다. 김앤장은 중동 발전사업 건설을 추진 중인 국내 대형 건설사를 대리해 현지 발주처와 공기 연장 및 공사비 증액 등 협상을 이끌었다. 또 이에 따른 국제상업회의소(ICC), 런던 국제중재법원(LCIA) 등의 중재절차도 자문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정부를 대리해 한국과 일본 간 세계무역기구(WTO) 수산물 분쟁에서 최종 승소해 ‘국제 중재·통상 강자’임을 시장에 재확인시켰다. 이번 승소는 WTO 분쟁에서 피소국이 승소한 첫 사례이자 1심 판정을 뒤집고 상소심에서 승소한 첫 사례로 국제통상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광장은 2017년 9월 대형 로펌 최초로 국제통상연구원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국제업무위원회와 국제소송팀을 설립해 국제소송중재 분야 원스톱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기업 리스크 관리의 ‘첨병’
현 정부 들어 기업에 대한 조사와 수사가 늘어나면서 ‘위기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 태평양은 검찰과 감독당국의 현장조사 압수수색 세무조사 종합감사 등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조사대응팀을 꾸려 서비스를 강화했다. 태평양 현장대응팀은 크게 현장출동, 리서치, 상황실 등 세 개 팀으로 운영된다. 태평양은 분야별 전문변호사와 검찰 및 경찰, 세무당국, 금융당국,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변호사를 비롯해 풍부한 고문진으로 기업의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화우는 지난 1월 도입된 자동차 교환·환불제도(한국형 레몬법)를 비롯해 제조물책임, 리콜 등 자동차 관련 법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주행 기술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산업팀을 만들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이광욱 변호사는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자동차 분쟁들에 대해 조사 단계에서부터 소송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성과를 냈다”며 “형사, 공정거래, 노동, 관세, 통상 등 기존 분야뿐만 아니라 전기차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등 미래 자동차산업 영역까지 고객들에게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바이오헬스, IP, 미래기술 강화
정부 부처의 제약산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대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세종은 최근 의료제약전문팀을 바이오헬스케어전문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의 주광수 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근무 경력의 김현욱 변호사를 영입한 데 이어 조직 보강에 나선 것이다. 세종 바이오헬스케어전문팀은 한국변호사 30여 명, 외국변호사(미국) 2명,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 고문 1명, 변리사 1명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약사 면허 보유자(3명), 변리사 자격 보유자(2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근무 경력 변호사(1명) 등이 팀에 포함돼 규제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팀이라는 평가다.
충정은 올해 보건의료 영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행정 처분이나 법적 분쟁, 인허가 자문을 담당할 건보의약팀을 신설했다. 바른은 로펌업계 최초로 식품의약팀을 설립하고 최근 식품기업, 헬스케어기업 관련 종사자를 위한 ‘식품위생법 해설’을 발간했다. 또 강북삼성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한 윤은희 변호사를 영입해 의료팀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율촌은 로펌업계 최초로 신사업 지식재산권(IP)팀을 신설했다. 정보기술(IT), 생명공학·제약기술(BT), 나노·정밀기계 관련 기술(NT), 환경에너지기술(ET), 문화콘텐츠산업기술(CT) 등에 특화된 전문 IP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율촌은 이를 통해 기술유출 대응과 같은 지적 창작물의 보호 및 기술탈취, 거액의 직무발명 보상금 채무와 같은 리스크 관리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이 보유한 지적 창작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업무도 병행할 전망이다. 기술정보의 정확한 가치평가를 통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거나, 라이선싱·크로스라이선싱(특허 상호 교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도 자문한다. 지평은 미래산업팀을 신설했다. 블록체인 기반사업,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신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의료 스마트헬스 친환경산업 고령화산업 등 미래산업에 대비하기 위한 전담 조직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중소기업벤처부의 규제자유특구 등과 관련한 자문을 수행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국제분쟁·통상문제 해결사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로펌은 국제분쟁·통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해외건설·조선분쟁팀을 통해 글로벌 로펌과 경쟁에 나섰다. 그동안 건설 및 조선 관련 해외 분쟁은 계약서가 영어로 작성되고 준거법이 외국법(영국법)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국내 로펌이 범접할 수 없는 분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김앤장이 국내 대기업의 관련 사건을 맡아 승소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런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다. 김앤장은 작년 국내 한 조선사에 이란 선주가 제기한 1000억원의 선수금반환 청구(중재)를 기각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란 측은 영국 로펌의 자문을 받았지만 김앤장에 완패했다. 김앤장은 중동 발전사업 건설을 추진 중인 국내 대형 건설사를 대리해 현지 발주처와 공기 연장 및 공사비 증액 등 협상을 이끌었다. 또 이에 따른 국제상업회의소(ICC), 런던 국제중재법원(LCIA) 등의 중재절차도 자문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정부를 대리해 한국과 일본 간 세계무역기구(WTO) 수산물 분쟁에서 최종 승소해 ‘국제 중재·통상 강자’임을 시장에 재확인시켰다. 이번 승소는 WTO 분쟁에서 피소국이 승소한 첫 사례이자 1심 판정을 뒤집고 상소심에서 승소한 첫 사례로 국제통상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광장은 2017년 9월 대형 로펌 최초로 국제통상연구원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국제업무위원회와 국제소송팀을 설립해 국제소송중재 분야 원스톱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기업 리스크 관리의 ‘첨병’
현 정부 들어 기업에 대한 조사와 수사가 늘어나면서 ‘위기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 태평양은 검찰과 감독당국의 현장조사 압수수색 세무조사 종합감사 등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조사대응팀을 꾸려 서비스를 강화했다. 태평양 현장대응팀은 크게 현장출동, 리서치, 상황실 등 세 개 팀으로 운영된다. 태평양은 분야별 전문변호사와 검찰 및 경찰, 세무당국, 금융당국,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변호사를 비롯해 풍부한 고문진으로 기업의 든든한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화우는 지난 1월 도입된 자동차 교환·환불제도(한국형 레몬법)를 비롯해 제조물책임, 리콜 등 자동차 관련 법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주행 기술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산업팀을 만들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이광욱 변호사는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자동차 분쟁들에 대해 조사 단계에서부터 소송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성과를 냈다”며 “형사, 공정거래, 노동, 관세, 통상 등 기존 분야뿐만 아니라 전기차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등 미래 자동차산업 영역까지 고객들에게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바이오헬스, IP, 미래기술 강화
정부 부처의 제약산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대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세종은 최근 의료제약전문팀을 바이오헬스케어전문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의 주광수 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근무 경력의 김현욱 변호사를 영입한 데 이어 조직 보강에 나선 것이다. 세종 바이오헬스케어전문팀은 한국변호사 30여 명, 외국변호사(미국) 2명,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 고문 1명, 변리사 1명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약사 면허 보유자(3명), 변리사 자격 보유자(2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근무 경력 변호사(1명) 등이 팀에 포함돼 규제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팀이라는 평가다.
충정은 올해 보건의료 영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행정 처분이나 법적 분쟁, 인허가 자문을 담당할 건보의약팀을 신설했다. 바른은 로펌업계 최초로 식품의약팀을 설립하고 최근 식품기업, 헬스케어기업 관련 종사자를 위한 ‘식품위생법 해설’을 발간했다. 또 강북삼성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한 윤은희 변호사를 영입해 의료팀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율촌은 로펌업계 최초로 신사업 지식재산권(IP)팀을 신설했다. 정보기술(IT), 생명공학·제약기술(BT), 나노·정밀기계 관련 기술(NT), 환경에너지기술(ET), 문화콘텐츠산업기술(CT) 등에 특화된 전문 IP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율촌은 이를 통해 기술유출 대응과 같은 지적 창작물의 보호 및 기술탈취, 거액의 직무발명 보상금 채무와 같은 리스크 관리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이 보유한 지적 창작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업무도 병행할 전망이다. 기술정보의 정확한 가치평가를 통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거나, 라이선싱·크로스라이선싱(특허 상호 교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도 자문한다. 지평은 미래산업팀을 신설했다. 블록체인 기반사업,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신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의료 스마트헬스 친환경산업 고령화산업 등 미래산업에 대비하기 위한 전담 조직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중소기업벤처부의 규제자유특구 등과 관련한 자문을 수행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