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입구에 에어커튼·빌트인 공기청정…미세먼지 잡는 아파트 뜬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하는 일수가 많아지면서 건설사에서도 아파트에 환기 없이 실내 공기를 자체 정화하는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설치가 본격화하고 있다. 입주자들이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아파트를 선호해서다. 주요 건설사는 실내 미세먼지부터 주차장의 공기 질까지 관리하는 환기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미세먼지 잡아라… 특화 시스템 경쟁 치열

단지 입구에 에어커튼·빌트인 공기청정…미세먼지 잡는 아파트 뜬다
24일 부동산업계 따르면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이 1년 내내 환기를 시키지 않아도 실내 공기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공기 청정시스템’을 아파트에 도입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차세대 공기 청정시스템 ‘시스클라인(SYSCLEIN)’을 개발했다. 별도의 환기가 필요 없다는 것이 기존 공기청정기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시스클라인은 전열교환기에 필터를 설치해 외부에서 유입된 공기를 1차로 거르고, 아파트 천장에 설치된 빌트인 공기청정기를 이용해 집안에 공기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벽에 부착된 컨트롤러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확인한 뒤 위험 수위라면 외기 청정 모드를 선택해 신선한 공기를 공급·순환할 수 있다”며 “기존 공기청정기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혀온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GS건설 자체 실험 결과 전용면적 84㎡ 가구 기준(시스클라인 4대 설치) 실내 초미세먼지 수치가 210㎍/㎥에서 ‘보통’에 속하는 35㎍/㎥까지 떨어지는 데 20분 걸렸다. 가구당 한 달 전기료는 5000원 수준으로 전력 소모량도 적다고 GS건설은 설명했다.

시스클라인은 이달 말 분양을 앞둔 방배그랑자이 등 강남권 주요 분양 단지에 먼저 설치된다. 비용은 분양단지 기준 대당 60만원이다. 기존 아파트에 설치할 경우 시공비가 별도로 책정된다.

현대건설은 서울 일원동에 분양할 예정인 디에이치포레센트에 대기질 개선을 위한 삼중 기술을 적용한다. ‘공동현관 에어샤워 부스’와 ‘H 클린현관’ 등을 적용해 실내에 들어가기 전 외투에 묻은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한다. 실내 환기 시스템으로는 전열교환기에 헤파필터를 적용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미세먼지를 현관에서 원천 차단하는 ‘에워샤워 시스템’을 개발했다. 에어샤워 시스템은 아파트 현관 천장에 공기 바람을 통해 미세먼지를 털어주고 이를 밖으로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기술을 ‘로또 분양’으로 불린 ‘힐스테이트 북위례’에 적용했다. 또 부산 동래구에 분양될 예정인 ‘힐스테이트 명륜2차’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단지 입구부터 미세먼지 차단

단지 입구에 에어커튼·빌트인 공기청정…미세먼지 잡는 아파트 뜬다
SK건설은 아파트 단지 출입구에 에어커튼을 도입하는 ‘SK뷰 클린에어 8’을 선보였다. 아파트 단지 입구의 버스 대기공간부터 지하주차장, 동 출입구, 엘리베이터에 이르기까지 단지 내 주요 이동 동선에 공기청정 시스템을 가동하는 방식이다.

SK건설은 각 가구의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지능형 환기 시스템을 설치하고 가습기공기청정기에어컨 등의 가전기기를 연동해 최적의 실내 공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개별 가구에는 외부 창호에 미세먼지 저감 필터를 설치해 입주민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단지 입구와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구역별로 미세먼지 오염도를 알리고 이를 차단하는 5ZCS(5zones clean air system)를 선보였다. 엘리베이터에는 자외선 살균 램프와 광촉매 필터를 설치해 먼지를 제거하도록 했다. 범어센트럴푸르지오 등 하반기 분양 예정 단지에선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급기 연동 주방 배기 시스템’을 선보인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에 외부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 자동으로 실내 환기 시스템을 작동하는 ‘IoT 홈큐브 시스템’을 적용한다. 의료시설과 반도체 클린룸에 사용되는 에어샤워룸도 도입한다. 입주자는 실내로 들어가기 전에 25m/s 이상의 고속 바람으로 먼지를 털어낼 수 있다.

대림산업은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을 도입한다. 대림건설은 공기청정기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이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해 환기와 공기청정을 통합해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입주자가 요리나 청소를 할 때도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돼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준다”며 “이 밖에 미세먼지를 줄이는 각종 식물을 심고, 아파트 내부에 실내 놀이터 등을 마련해 미세먼지를 저감할 계획”이라고 했다.

포스코건설은 환기와 공기청정, 초미세먼지 제거 기능을 갖춘 빌트인 청정환기 시스템을 도입한다. 포스코건설은 오는 6월 분양 예정인 송도 더샵 프라임뷰와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Ⅲ 등에 이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4중 필터 장치를 통해 초미세먼지의 10분의 1 크기인 0.3㎛의 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다고 포스코건설은 설명했다. 롯데건설도 최근 24시간 작동하며 오염물질 종류에 따라 실내 순환 모드와 외기 공급 모드가 자동으로 전환되는 실내환기 시스템을 개발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