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등록해도 집 한채 더 사면 양도세 중과 폭탄 맞을 수도
다주택을 보유한 사람 중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경우가 많다. 무거운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피하기 위해서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지 않은 한 채의 일반주택도 세금 혜택이 있다. 2년 이상 거주한 일반주택을 매각할 때 임대주택은 주택으로 보지 않고 1가구 1주택으로 봐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한다.

그런데 요즘 거주용 주택을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가 중과세될 수 있다는 국세청의 해석(서면-2018-부동산-3457)이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이 예규는 올해 2월에 나온 해석으로, 비록 다른 유형의 아파트를 설명하고 있지만 임대주택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등록된 임대주택은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합법적으로 피할 수 있다. 의무임대 기간을 마친 임대주택은 양도소득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가능하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지 않은 일반주택도 혜택이 있다. 단 등록하지 않은 주택이 한 채만 있는 경우에 가능하다. 혜택은 2개 정도다. 첫째, 임대주택과 동일하게 양도소득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가능하다. 둘째, 2년 이상 거주한 뒤 매각하는 경우 1가구 1주택으로 양도소득세 비과세도 가능하다.

조정 대상 지역에 3채의 주택을 보유한 홍길동 씨의 사례로 확인해보자. 홍씨는 3채의 주택(A, B, C) 중 2채의 주택(B, C)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지 않은 A주택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양도소득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2년 이상 거주했다면 1가구 1주택으로 비과세도 가능하다. 그런데 A주택의 중과세와 비과세를 판단할 때 임대주택을 바라보는 요건이 서로 다르다.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판단할 때는 등록된 임대주택은 주택으로 보지 않는다. 즉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판단할 때 등록된 임대주택은 주택 숫자에서 제외한다.

반면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판단할 때는 등록된 임대주택도 주택 숫자에 포함한다. 다만 일반주택이 유일하게 한 채만 있는 경우 그 주택은 중과세가 배제되는 주택으로 규정하고 있다.

홍씨의 사례에서 주택을 추가적으로 구입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3채의 주택(A, B, C) 중 2채의 주택(B, C)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주택(D)을 추가적으로 구입했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홍씨가 주택(D)을 구입한 뒤 A주택을 매각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4채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매각한 것으로 해석해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한다. 임대주택으로 등록된 주택(B, C)도 주택 숫자에 포함해 중과세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물론 A주택에 2년 이상 거주했다면 A주택을 매각하기 전에 D주택을 구입했더라도 양도소득세 비과세는 유효하다. 일시적 2주택이기 때문에 유예기간인 3년(조정대상지역에서 2018년 9월 13일 이후에 구입한 주택은 2년) 이내에 A주택을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인정받을 수 있다. 결국 등록된 임대주택이 있는 상황에서 주택을 추가로 구입해 일반주택이 2주택 이상이 되면 양도소득세는 중과세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부인된다. 하지만 비과세를 판단할 때는 일시적 2주택이 인정돼 1가구 1주택으로 양도소득세 비과세가 가능하다.

그런데 비과세와 중과세가 동시에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임대주택 외 일반주택이 고가주택일 때 발생한다. 고가주택은 양도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인데, 고가주택으로 구분되면 1가구 1주택이라 하더라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고가주택이라 하더라도 1가구 1주택이면 양도소득세 부담은 크지 않다. ①양도가격 중 9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매매차익은 1주택으로 비과세가 가능하고 ②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최대 80%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록된 임대주택이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 2주택인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양도가격 중 9억원 이하 부분은 1주택으로 인정돼 비과세가 보장되지만,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3주택 이상 보유한 것으로 해석해 양도소득세 중과세 세율(기본세율+20% 포인트)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배제된다.

사실 부동산 취득과 매각 시기를 조절하면 얼마든지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 일시적 2주택만 피하면 되기 때문이다. 주택을 취득하기 전에 기존 주택을 먼저 매각하면 중과세도 피하고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가능해진다. 그래서 새로운 주택을 취득하기 전에 하루라도 빠르게 잔금을 받거나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하면 이런 논란은 해소된다.

원종훈 <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