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해협 진입시 혁명수비대와 얘기해야"
이란 외무 "트럼프는 대화 원하지만 볼턴이 정권교체 노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유엔 고위급 회의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해 미국의 대이란 적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이란 언론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이날 아시아 소사이어티에 초청돼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는 목적은 대화냐, 정권교체냐'라는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굴복시켜 대화로 끌어내려 하지만 'B팀'은 최소한 정권교체를 원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B팀의 목적은 이란을 해체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B팀은 존 볼턴(Bolton)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베냐민(Benjamin)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과 같은 이란에 적대적인 매파에 밀려 제재 일변도로 이란을 상대한다는 것이다.

이 B팀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가 가담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직 위기는 아니지만 위험한 상황이다"라며 "중동 모든 곳에서, 특히 선거(미국 대선)가 다가올수록 '사고'를 꾸미려는 B팀의 음모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제재 유예를 종료한 데 대해 그는 "우리는 계속 원유를 팔 것이고 수입처를 찾을 것"이라며 "미국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비정상적으로 조처한다면 그 결과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란 군부는 이란산 원유 수출을 완전히 봉쇄한 미국의 이번 조처에 대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자리프 장관은 "페르시아만(걸프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개방하는 게 우리의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라며 "지금까지 그렇게 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한 원유 수출 통로로 계속 이용하겠다"며 "그러나 미국이 이 해협에 진입하려면 책임자와 얘기해야 하고, 그 책임자는 바로 이란 혁명수비대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8일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자리프 장관은 또 미국과 당장이라도 수감자를 교환하는 협상을 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대답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