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한다. 기업가치 5조원 규모의 국내 3위 유료방송 사업자가 탄생하게 됐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을 결의한다. 양사는 이어 합병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TV(IPTV) 서비스 Btv를 운영하고 있으며, 티브로드는 국내 2위 케이블TV 업체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지난 2월 양해각서(MOU)를 맺고 합병을 추진해왔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SK텔레콤은 합병법인 지분의 70%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태광산업은 22.3%를 가진 2대 주주가 된다.
양사는 본계약 체결 직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기업결합승인 심사는 신고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8월에는 합병에 대한 행정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2016년 국내 1위 케이블TV 업체 CJ헬로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공정위 불허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는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올해 초 ‘과거와는 다른 판단이 가능하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의 기업가치는 5조원으로 확정됐다. SK브로드밴드의 기업가치는 약 3조5000억원, 티브로드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가입자 수 769만 명(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24%로 국내 3위 사업자가 된다. 업계 2위인 LG유플러스-CJ헬로의 가입자 수(781만 명)와는 불과 12만 명 차이다. 앞으로 치열한 2위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위는 986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KT-KT스카이라이프다.
한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아들 현준씨, 태광그룹 계열사 티시스 등이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 25.79%는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했다. 예상 거래금액은 4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합병법인 지분으로 전환하면 지분율은 약 7.7%로, SK텔레콤과 태광산업에 이은 3대 주주가 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