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적자 났는데…업비트는 흑자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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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급락에 고전
가상화폐 거래소 작년 실적 보니
가상화폐 거래소 작년 실적 보니
지난해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급락하면서 가상화폐거래소들의 실적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만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한때 가상화폐 전담 애널리스트를 두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던 증권사들의 관심도 떨어졌다.
적자충격에 빠진 주요 거래소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사들의 실적이 이달 들어 잇따라 공개됐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이 전년보다 17.5% 늘어난 3917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3.4% 줄어든 2561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순손실은 2055억원에 달했다. 2017년 5348억원 순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쇼크’ 수준의 성적이다.
거래량 3위권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도 실적이 악화됐다. 작년 하반기 코인원 순손실은 58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코인원의 지난해 실적집계 기간은 7월 1일~12월 31일이다. 결산시점 변경에 따른 것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매출(4796억원)과 순이익(1395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131.4%, 35.7% 늘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2017년 말 가상화폐 가격이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대다수 거래소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나무의 실적 개선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비티씨코리아닷컴과 두나무의 실적에 차이가 난 것은 거래 수수료를 받는 방식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수수료를 가상화폐와 원화로 함께 받는 빗썸과 달리 업비트는 현금으로만 받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 가상화폐 가격이 80~90% 급락하면서 가상화폐 보유량이 많은 빗썸의 손실이 컸다.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지난해 가상화폐의 처분손실(1214억원), 평가손실(2268억원), 감모손실(자산의 분실·파손·도난에 따른 손실·205억원) 등이 발생해 영업외비용이 급증했다. 반면 두나무의 가상화폐 관련 순손실은 825억원에 그쳤다.
여러 종류의 가상화폐를 골고루 보유한 빗썸에 비해 업비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USDT) 등 세 가지 가상화폐를 집중 보유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테더는 가격이 미국 달러가치와 연동되는 경향을 보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 관심도 ‘뚝’
가상화폐 거래가 위축되면서 증권가의 관심도 확 떨어졌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017년 말부터 가상화폐 가격 동향이나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올 들어 가상화폐 관련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가상화폐 전담 애널리스트까지 둔 일부 증권사들은 해당 인력을 지난해 대부분 일반 부서로 이동시켰다. NH투자증권에서 가상화폐를 담당했던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 에쿼티운용본부 내 트레이딩 부서로 옮겼다.
증권사 출신이 가상화폐업계로 옮겼다 되돌아오는 일도 생기고 있다. 대형 증권사 출신인 가상화폐거래소 한빗코의 김지한 전 대표는 작년 말 하이투자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사업본부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때 가상화폐 투자가 과열되면서 금융당국이 관련 보고서를 쓰지 말도록 증권사들을 압박했다”며 “지난해부터는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대중의 관심도 끊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이 최근 반등하면서 해외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살아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올초 4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은 최근 630만~64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 금융시장 관련 웹사이트인 어드밴스트파이낸셜네트워크의 클렘 체임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 1만달러(약 1142만원)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사들의 실적이 이달 들어 잇따라 공개됐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이 전년보다 17.5% 늘어난 3917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3.4% 줄어든 2561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순손실은 2055억원에 달했다. 2017년 5348억원 순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쇼크’ 수준의 성적이다.
거래량 3위권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도 실적이 악화됐다. 작년 하반기 코인원 순손실은 58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코인원의 지난해 실적집계 기간은 7월 1일~12월 31일이다. 결산시점 변경에 따른 것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매출(4796억원)과 순이익(1395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131.4%, 35.7% 늘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2017년 말 가상화폐 가격이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대다수 거래소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두나무의 실적 개선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비티씨코리아닷컴과 두나무의 실적에 차이가 난 것은 거래 수수료를 받는 방식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수수료를 가상화폐와 원화로 함께 받는 빗썸과 달리 업비트는 현금으로만 받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 가상화폐 가격이 80~90% 급락하면서 가상화폐 보유량이 많은 빗썸의 손실이 컸다.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지난해 가상화폐의 처분손실(1214억원), 평가손실(2268억원), 감모손실(자산의 분실·파손·도난에 따른 손실·205억원) 등이 발생해 영업외비용이 급증했다. 반면 두나무의 가상화폐 관련 순손실은 825억원에 그쳤다.
여러 종류의 가상화폐를 골고루 보유한 빗썸에 비해 업비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USDT) 등 세 가지 가상화폐를 집중 보유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테더는 가격이 미국 달러가치와 연동되는 경향을 보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 관심도 ‘뚝’
가상화폐 거래가 위축되면서 증권가의 관심도 확 떨어졌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017년 말부터 가상화폐 가격 동향이나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올 들어 가상화폐 관련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가상화폐 전담 애널리스트까지 둔 일부 증권사들은 해당 인력을 지난해 대부분 일반 부서로 이동시켰다. NH투자증권에서 가상화폐를 담당했던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 에쿼티운용본부 내 트레이딩 부서로 옮겼다.
증권사 출신이 가상화폐업계로 옮겼다 되돌아오는 일도 생기고 있다. 대형 증권사 출신인 가상화폐거래소 한빗코의 김지한 전 대표는 작년 말 하이투자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사업본부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때 가상화폐 투자가 과열되면서 금융당국이 관련 보고서를 쓰지 말도록 증권사들을 압박했다”며 “지난해부터는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대중의 관심도 끊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이 최근 반등하면서 해외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살아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올초 4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은 최근 630만~64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 금융시장 관련 웹사이트인 어드밴스트파이낸셜네트워크의 클렘 체임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 1만달러(약 1142만원)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