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셰일오일 생산기업 아나다코정유 인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2위 가스·정유업체 쉐브론이 아나다코 인수를 공식 선언한 지 10여일 만에 미국 에너지 대기업 옥시덴탈정유가 쉐브론보다 20%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옥시덴탈이 쉐브론의 아나다코 인수 계획을 중단시키기 위해 아나다코 측에 550억달러(약 63조7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옥시덴탈이 쉐브론의 입찰가(주당 65달러)보다 20%가량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76달러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아나다코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채를 포함한 아나다코의 기업 가치는 500억달러로 평가받는다. 아나다코는 미국 최대 셰일유전 지대인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채굴권을 갖고 있다.

앞서 쉐브론은 아나다코의 지난 11일 종가(46.80달러)에 39%의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65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총 인수가는 330억달러(약 37조6000억원)고 아나다코 채무 150억달러도 떠안기로 했다. 영국계 로열더치쉘그룹이 2016년 영국 천연가스 개발업체 BG그룹을 인수한 이후 세계 정유업계에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쉐브론에 밀렸던 옥시덴탈은 이번에는 인수가격을 높이는 승부수를 던졌다. 또 쉐브론은 인수 대금의 25%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인데 옥시덴탈은 현금으로 50%를 주기로 했다. 옥시덴탈은 “아나다코 주주에게 우리의 인수 제안이 경제적 측면에서 더 훌륭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