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나경원, 10분 회동했으나 이견 확인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제출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이 26일 새벽 국회의사당 7층 의안과 사무실 앞에서 강하게 충돌했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치열한 몸싸움에서는 욕설과 고성이 오갔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당 김승희·박덕흠 의원 등이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가는 일도 발생했다.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오전 1시 30분께 의안과 사무실 앞으로 집결했다.
이에 사무실을 봉쇄하고 있던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이들을 가로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의안과 앞은 충돌 소식을 듣고 달려온 300여명으로 이내 북새통을 이뤘다.
좁은 공간에서 감정적으로 격앙된 양측이 곳곳에서 멱살을 잡고 싸웠고, 바닥에는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구두가 나뒹구는 등 온통 아수라장이 됐다.
한때 민주당 측에서 장도리를 이용해 의안과 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했으나, 문틈이 약간 벌어졌을 뿐 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아 사무실 안으로 진압하지는 못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전 3시께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를 찾아와 1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한 후 "끝까지 법안을 접수하셔야겠다고 한다.
끝까지 양보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오전 3시 30분께 의안과 앞 농성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의원들에게 "오늘 밤 새도록 싸우려 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조금 이성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더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말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는 "이 국민의 뜻을 영원히 막을 수 없다"며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반드시 패스트트랙을 해낼 것"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