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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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1분기 한국 경제의 역성장에 대해 과도한 비관적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성장 흐름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기업투자에 실질적으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이 총재가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를 열고 모두발언에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가 직전 분기 대비 -0.3%을 기록한 데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1분기 GDP 증가율 -0.3%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후 10년3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라고 그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만큼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큰 폭으로 떨어졌던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란 점을 이 같은 진단의 근거로 들었다. 글로벌 경제 여건도 차츰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올해 초 부진한 출발을 보였던 미국과 중국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호전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현재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볼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경제성장의 엔진인 기업투자에 실질적으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제언했다.

그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주된 요인의 하나가 기업투자 부진이었던 만큼 기업 투자심리가 되살아나야만 성장흐름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