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찾은 北김정은, 美와 '장기전' 대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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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언급 없이 러와 전략·전술적 협력 강조
내부적으로 '자력갱생' 부각하며 대외적으로 후원세력 확보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내외적으로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밝힌 입장을 보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장기전에 대응해 대미 협상과 대외정책, 국정운영 체제를 구축했음이 드러난다.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확대회담에서 "미국이 2차 수뇌회담에서 일방적이고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했다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하노이 회담에 이어 현재까지 고수하는 '일괄타결'에 의한 '빅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4.12)에서 "앞으로 조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 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여져야 나는 주저 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 할 것이며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시정연설에 이어 북러정상회담을 통해서도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지 않는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셈이다.
'우리는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니 미국이 태도를 바꾸라'며 미국에 계속 공을 넘긴 것으로, 비핵화 협상에 서두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장기적 대응 전략으로 가는 방향성이 읽힌다.
특히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관한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과 미국, 중국 정상과 회담 때마다 등장했던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발언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여기에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러시아를 첫 외유로 택한 것도 비핵화 협상의 장기전에 대비해 러시아도 지원세력으로 끌어안으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북러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두 나라가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여정에서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동을 잘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4차례 시진핑 주석과 회담 때마다 "중국 동지들과 자주 만나 우의를 더욱 두터이 하고 전략적 의사소통,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인 중국과 러시아 모두와 '전략적·전술적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이들 국가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정세를 관리하며 대미 장기전을 버텨내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결국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양측의 '양보 불가' 입장 고수에 따라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그에 따른 대내외정책 방향을 세우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을 '포스트 하노이' 노선으로 제시한 것도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 속에서 제재 장기전에 대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적대세력들의 제재 해제문제 따위에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나는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길을 열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러 정상이 이번에 여러 방면에서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제재의 장기 국면에서 우회로를 찾으며 경제발전을 지속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는 북러 정상이 "정부와 국회, 지역, 단체들 사이의 협력과 교류, 협조를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시키고 정부 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 협조위원회의 사업을 더욱 활성화해 경제무역 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경제협력과 지원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는 '서운함'에도 양국 관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러시아를 통해 중국을 자극하며 협력 행보를 지속하고 라오스 등 전통적 사회주의 국가와 협력 강화에 나선 것도 제재 우회로 구축의 하나로 설명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과거에 보이던 '협상 결렬 이후 강경 도발' 행보 대신 미국에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에서 장기전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내부적으로 '자력갱생' 부각하며 대외적으로 후원세력 확보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내외적으로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밝힌 입장을 보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장기전에 대응해 대미 협상과 대외정책, 국정운영 체제를 구축했음이 드러난다.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확대회담에서 "미국이 2차 수뇌회담에서 일방적이고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했다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하노이 회담에 이어 현재까지 고수하는 '일괄타결'에 의한 '빅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4.12)에서 "앞으로 조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 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여져야 나는 주저 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 할 것이며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시정연설에 이어 북러정상회담을 통해서도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지 않는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셈이다.
'우리는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니 미국이 태도를 바꾸라'며 미국에 계속 공을 넘긴 것으로, 비핵화 협상에 서두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장기적 대응 전략으로 가는 방향성이 읽힌다.
특히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관한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의 한국과 미국, 중국 정상과 회담 때마다 등장했던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발언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여기에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러시아를 첫 외유로 택한 것도 비핵화 협상의 장기전에 대비해 러시아도 지원세력으로 끌어안으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북러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두 나라가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여정에서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동을 잘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4차례 시진핑 주석과 회담 때마다 "중국 동지들과 자주 만나 우의를 더욱 두터이 하고 전략적 의사소통,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인 중국과 러시아 모두와 '전략적·전술적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이들 국가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정세를 관리하며 대미 장기전을 버텨내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결국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양측의 '양보 불가' 입장 고수에 따라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그에 따른 대내외정책 방향을 세우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을 '포스트 하노이' 노선으로 제시한 것도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 속에서 제재 장기전에 대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적대세력들의 제재 해제문제 따위에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나는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길을 열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러 정상이 이번에 여러 방면에서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제재의 장기 국면에서 우회로를 찾으며 경제발전을 지속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는 북러 정상이 "정부와 국회, 지역, 단체들 사이의 협력과 교류, 협조를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시키고 정부 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 협조위원회의 사업을 더욱 활성화해 경제무역 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경제협력과 지원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는 '서운함'에도 양국 관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러시아를 통해 중국을 자극하며 협력 행보를 지속하고 라오스 등 전통적 사회주의 국가와 협력 강화에 나선 것도 제재 우회로 구축의 하나로 설명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과거에 보이던 '협상 결렬 이후 강경 도발' 행보 대신 미국에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에서 장기전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