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태광산업의 자회사 티브로드가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최근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의 지분 구조는 SK텔레콤 74.4%, 태광산업 16.8%, FI(재무적투자자) 8.0%, 자사주 및 기타 0.8% 다. 합병법인의 1대주주는 SK텔레콤, 2대주주는 태광산업이 된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외부 회계법인의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비율을 75대 25로 산정했다.

또한 FI 투자 유치를 통해 태광산업 이외 주주들이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로부터 합병법인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아 약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자료=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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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법인 출범 시 티브로드의 견실한 재무구조가 SK텔레콤 연결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 태광산업 등은 조만간 과기정통부에 인허가 신청서,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각각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30일이지만, 90일 연장이 가능해 최대 120일간 진행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사회 전반의 의견 수렴, 정부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합병법인을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 움직임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3강 체제 재편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는 2016년 8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방송과 이동통신 시장 내 지배력의 과도한 확대 등을 이유로 불허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케이블TV 사업자들이 IP(인터넷)TV와 합병을 원하는 등 시장 환경에 변화가 생김에 따라 당국의 심사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공정위는 현재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 건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 건을 모두 승인하게 되면 유료방송 시장은 3강 체제로 변할 전망이다. KT 계열이 1위(점유율 31%)지만 인수합병으로 LG유플러스·CJ엘로(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23.8%)와의 점유율 격차가 확연하게 줄어들게 되서다.

SKB와 티브로드는 합병을 통해 가입자 약 800만명의 종합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SK브로드밴드 IPTV 가입자는 454만명이고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는 314만명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이후에도 IPTV와 케이블TV의 상생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유료방송 이용자의 편익 증진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방송사업 본연의 지역성 책무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