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다.
휘발유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내가 OPEC에 전화했다"면서 "그들에게 '유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통화 대상에 대해선 부연하지 않았다.
다만 별도의 트윗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국가들에 원유 공급을 늘리는 것에 관해 얘기했다"면서 "모두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OPEC 측이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OPEC 회원국 및 러시아가 이끄는 OPEC 비(非)회원국은 오는 6월까지 하루 120만 배럴 감산 조치를 시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언급이 사실이라면, 오는 6월 열리는 회의에서 감산 조치가 연장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증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현재 이란산 원유 수출은 하루평균 약 100만 배럴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산 원유봉쇄' 조치와 관련,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글로벌 원유공급량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원유에 대한 현재 우리의 전면적 제재에서 비롯되는 (원유공급량) 격차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이 그 이상으로 보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성 발언에 국제유가는 3% 안팎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사흘째 약세 흐름을 이어가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전해지자 빠르게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봉쇄' 조치 속에 국제유가는 이번 주 초 오름세를 이어갔다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이와 관련,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OPEC 또는 사우디아라비아 측과 전화통화하지 않았다'는 상반된 보도를 내놨다.
WSJ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이나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 등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유가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