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2.2%→1분기 3.2% 반등…한껏 고무된 트럼프
무역·재고지표 효과…"소비·투자 둔화" 2분기 낙관론엔 경계감
'V자 반등' 美 1분기 3%대 성장…R의 공포 잦아들자 증시 최고치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시장의 눈높이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성적'을 내놨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2%로 집계됐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을 연율로 환산한 개념이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된 것은 속보치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연말·연초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의 부정적 영향이 이어진 가운데 한때 1분기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계절적으로 1분기 성장세가 약하다는 점에서도 '성장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작년 말 바닥을 찍고 급반등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4%대로 정점을 찍고 3분기 3.4%, 4분기 2.2%로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경제권이 예상보다는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로, 글로벌 경기를 둘러싼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9년 중반부터 시작된 초장기 경기 확장세가 10년째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1분기 실질 GDP가 연율로 3.2% 성장했다"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NBC 방송에 출연해 "압도적인 수치"라면서 "현재 경제는 모멘텀을 잃는 것이 아닌, 모멘텀을 얻어가는 호경기 사이클에 있다"고 평가했다.

'성장 훈풍'에 뉴욕증시는 또다시 최고치를 찍었다.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1포인트(0.47%) 상승한 2,939.8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72포인트(0.34%) 오른 8,146.40에 각각 거래를 마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23일에도 나란히 최고치에 올라선 바 있다.
'V자 반등' 美 1분기 3%대 성장…R의 공포 잦아들자 증시 최고치
다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신중론이 나온다.

새해 들어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됐고, 재고가 급증하면서 성장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순수출은 약 1%포인트, 재고는 약 0.7%포인트씩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모두 일시적인 측면이 강한 지표들이어서 지속가능성이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특히 재고지표는 변동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분기 성장률에 기여한 일부 요인들은 일시적이라는 게 많은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라고 전했다.

오히려 경제의 펀더멘털에 해당하는 소비와 투자는 둔화했다.

특히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 증가율은 작년 4분기 2.5%에서 올해 1분기 1.2%로 '반토막'이 났다.

1분기 '깜짝 성장'은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의 강한 체력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낙관론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는 2분기 성장전망치를 1.1%로 낮춰잡았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